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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미 문학칼럼: 어느 이별

윙~
소리 내며 바람이 지나간다
12월 바람인데 차갑지 않고
상쾌하고 부드러운 바람이다
바람 가는 곳 저 끝에서 그대 목소리 들려오는 듯
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오~ 하늘은 어찌 저리 푸르며


태양은 무슨 일로 저리 빛나는지?

장난치듯 쉬다가 웃다가 또
윙~
지나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린다
엊그제 초록의 싱그러움을 뽐내더니
어느새 갈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나뭇가지 흔들리면 갈색 잎들 서로 비벼대는 소리
이별을 고하는 마지막 손짓인가?
인연의 끈을 놓으며 토해내는 한숨인가?
나뭇잎은 나무의 일을 모른다

초록 잎 빨갛게 물들이기 위해
나무는 가을부터 작업을 했으리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잎으로 피워내고
끝날 갈색 잎 되어 떨어지는 순간까지
나무는 묵묵히 주어진 일에 온 힘을 다했으리라
혹독한 겨울을 살아남기 위해
잎을 떨쳐내기 위한 고된 작업을

사랑하는 그대여!
먼 훗날
내 이름 석 자 그대 가슴에서 지워진다 해도
나는 오래 기억할 것이라
우리들의 이야기를

떨어진 단풍 몇 잎 주워 책갈피에 꽂는다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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