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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칼럼]‘오늘의 양식’ 동역자 신구용 장로 1주기를 맞아

오는 28일은 신구용 장로가 하늘나라에 가신 지 1주기를 맞는 날이다. 문득 그분과 ‘오늘의 양식’ 문서선교를 통해서 함께했던 아름다운 지난날들을 되새겨 봤다. 신 장로는 1989년부터 엘리컷시티 벧엘교회에서 함께 믿음 생활을 해 왔다.

그해 봄 어느 날 전화를 주셨다. ‘오늘의 양식’ 문서선교 사역에 봉사하고 싶다는 말씀을 전했다. 나는 당시 이 책자의 편집자로 1980년 창간 때부터 10여 년간 봉사하고 있었다. 우리는 한 식당에서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늘의 양식’ 독자 서비스와 재무를 맞고 있었던 박종세 집사가 서울올림픽 경기 약물검사 책임자로 한국으로 떠난뒤라 새로운 사람이 필요할 때였다. 신 장로님이 맡아 하시겠다고 솔선하셨다.

‘오늘의 양식’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 많은 분이 수고하셨다. 1980년 여름 영어 원본 ‘Our Daily Bread’를 우리말로 번역, 한글 타자기판을 벧엘 교인에게 매주 나누어 주었던 이 소책자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세계 방방곡곡에서 읽히고 있다. 이 사역을 위해 수고한 분 가운데 독자관리를 맡으셨던 오봉구 집사를 잊지 못한다. 오 집사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독자들의 주소를 컴퓨터로 처음 입력하여 관리하신 분이다. 두 번째는 박종세 집사다. 박 집사는 한국에서 인쇄해오는 ‘오늘의 양식’을 볼티모어 세관에서 통관하여 찾아오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독자 헌금을 집계 관리하고 독자편지를 관리하셨던 신구용 장로님이다.
 
그가 ‘오늘의 양식’에서 봉사하실 때는 약 5만 부를 인쇄, 일일이 독자들에게 우송했다. 개인 독자는 우표를 붙여서, 단체 독자는 벌크메일로 우송했다. 매달 수백 통의 헌금과 독자 편지가 벧엘출판사로 배달됐다. 신 장로의 부인 신인숙 권사와 함께 독자 편지를 일일이 열어보고 헌금을 집계하고 독자 편지들을 나와 의논하여 답신을 보냈다. 많은 감명과 도전을 주는 편지를 골라서 ‘오늘의 양식’ 뒷면에 싣는 일을 그분이 감당하셨다. 독자편지 회답사역은 지금은 한국에 있는 여세원 권사가 함께 수고하셨다. 독자들과 서로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러 번 깨달았다.



한번은 LA 교도소 한인 재소자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날마다 ‘오늘의 양식’을 읽고 말씀을 묵상하는데 몇 달 동안 배달되지 않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전하는 편지였다. 우리는 그분의 수감동이 바뀐 것을 알게 되었다. 신 장로는 장문의 편지와 함께 즉시 책자 한 권을 보내드렸다. 얼마 후 다시 받아보는 기쁨을 담은 편지가 왔다. 그 편지 속에는 200달러 현금이 동봉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편지 끝을 맺었다. “오늘은 ‘오늘의 양식’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받게 되어 감사합니다.” 몇 달 후 그는 교도소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신구용 장로님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인상은 늘 웃는 얼굴과 긍정적으로 보는 생활관이다. 그분과 사귀어 오는 동안 한 번도 얼굴 찡그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태도로 매사를 시작한다. 투병 중에도 늘 웃음으로 대해 주셨다.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새벽 기도회를 거의 매일 참석하셨다. 기도회가 끝난 후 가끔 베이글 집에서 아침을 한 적이 있었다.
 
신 장로님이 봉사하는 동안 벧엘출판사는 인쇄비와 우송비 등으로 자금난을 겪었다. 교회는 건축 은행융자 상환 때문에 재정적으로 도와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신 장로님은 재정난을 자체적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하셨다. 독자들에게 헌금을 독려하는 편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발행인 김상복 목사님이 쓰신 요약된 편지를 책자 우송 때 동봉했다. “‘오늘의 양식’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우송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1달러를 헌금하시면 다른 한 분이 ‘오늘의 양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문서선교 선교사역에 동참하게 됩니다.”
 
벧엘출판사는 이후 재정적으로 독립했을 뿐 아니라 그가 이 사역을 떠날 때는 은행 계좌에 약 8만 달러가 쌓였다. 신 장로님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활관이 이루어 놓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허종욱 / 버지니아워싱턴대 교수, 사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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