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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공부하는 아이]공무도하가-사랑과 이별, 그 한의 노래

김윤회/공부습관 예스클래스 러닝센터 원장

고조선 때의 일입니다. 뱃사공이 아침 일찍 일어나 배를 손질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을 보니 흰머리의 실성한 사람 하나가 술에 취한 채 강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한 여인이 따라가면서 말리려고 했지만 그 사람은 결국 물에 빠져 죽고 말았습니다. 여인은 슬픔에 젖어 노래를 불렀는데, 그 가락이 너무 슬펐습니다.

임아, 물을 건너지 마오. / 그예 물을 건너시네.
물에 쓸려 돌아가시네. / 가신 님을 어이할꼬.


노래가 끝나자 여인도 남자을 따라 강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뱃사공은 집에 가서 자신의 아내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노래를 들려줍니다. 아내는 공후라는 악기를 뜯으며 그 노래를 따라서 불렀는데, 노래를 들은 모든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습니다.



이렇게 한국문학사에 나타난 최초의 시가는 죽음과 이별에서 비롯된 한의 노래였습니다. 잘 알려진 ‘공무도하가’입니다. 이별의 슬픔은 고구려의 노래에도 나타납니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 / 암수 서로 정답고나
외롭구나 이 내 몸은 / 뉘와 함께 돌아갈꼬.

고구려 유리왕의 ‘황조가’입니다. 유리왕에게는 두 명의 후궁이 있었습니다. 고구려 여인인 화희와 한나라에서 온 치희입니다. 두 여인은 평소에도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왕이 사냥을 나간 사이 두 여인이 크게 다투면서 화희는 치희가 한나라에서 온 것을 조롱했습니다. 치희는 부끄럽고 분해서 제 나라로 돌아가버렸고, 왕이 쫓아가서 달래려 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왕은 서로 어울려 노는 암수 꾀꼬리 한쌍을 보며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황조가’입니다.

백제에는 행상 나간 남편을 걱정하는 아내의 애닲은 마음을 노래한 시가가 있습니다. 전해지는 유일한 백제 노래 ‘정읍사’입니다.

달님이시여, 높이높이 돋으시어
멀리멀리 비추소서.
시장에 가 계신가요.
진 데를 디디면 어쩔까요?.
가시는 데가 저물면 어떻게 하나요?

남편은 무사히 돌아왔을까요? 아내가 남편을 기다리던 산위에 망부석이 남아있다는 슬픈 이야기가 고려사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노래하는 아내의 모습이 자식을 걱정하는 엄마들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가는 길이 잘못될까, 앞길이 어두워질까 달빛으로라도 훤히 비춰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아내나 엄마나 기도할 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문의: 703-314-2899, yesclassv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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