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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헵번 같은 연기자 삶도 꿈꿔요" 미국서 박사과정 신애라

올바른 가정 세우는 과정 전공
컴패션 홍보대사로도 적극 활동
남편 차인표 미국서 영화 찍어
공동 투자만 하려다 직접 출연

1990년대 최고의 스타였던 연기자 신애라. 결혼 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오던 그는 2014년 잠정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연기자이면서 차인표의 아내, 세 자녀의 엄마, 가정사역 박사 과정 중인 학생, 한국 컴패션 홍보대사. 1인 5역을 하고 있는 신애라씨를 만났다.

-근황이 궁금합니다.

"현재 히즈대학교(HIS University)에서 가정사역(Family Ministry)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또 한국 컴패션(Compassion)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어요.컴패션은 전 세계 25개국에서 가난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1대 1로 결연해 성인이 될 때까지 전인적으로 양육하는 국제 어린이 양육기구입니다."

(컴패션은 1952년 미국인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한국 내 전쟁고아를 돕기 위해 설립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대돼 현재 180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양육 받고 있다. 한국 컴패션은 가난했던 시절 한국이 전 세계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갚고자 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2003년 설립됐다.



-컴패션은 어떤 아이들을 후원하나요?

"컴패션은 단순히 못 먹고, 못 입는 것 보다 기회의 부재를 진짜 가난으로 봅니다. 필리핀에는 쓰레기 마을이 있어요. 그곳에 사는 아이들은 쓰레기 더미에서 쓰레기를 주워 먹죠. 그런데 쓰레기를 주워 먹는다는 사실보다 쓰레기 더미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이 아이들을 가난하게 만드는 거예요. 컴패션은 그런 아이들에게 쓰레기 더미에서 탈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가정사역 박사 과정 중이신데, 조금 생소한 학문입니다.

"가정사역은 '올바른 가정을 세우기 위한 과정'입니다. 그 과정에는 기독교 상담학, 그리고 그 상담을 교육할 수 있는 기독교 교육학, 그리고 기독교 심리학이 있어요. 제 나름대로 정리한 것을 말씀 드리자면, 심리학은 사람을 알아가는 것이고 상담학은 알게 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거예요.저는 심리학과 상담학이 대학에서 교양필수과목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정사역을 공부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가정사역과 맞닿아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위탁과 입양을 적극 장려하고 싶어요. 선진국은 우리나라와 다르게 보육원이 없는 대신 위탁가정이 있어요. 물론 위탁가정도 장단점이 있어요. 하지만 가정은 1대 1의 관계고 보육원은 1대 다수잖아요. 어린 아이일수록 1대 1의 관계가 필요하거든요. 물론 미혼모가 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그게 힘들다면 입양을, 입양이 힘들다면 위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 명의 자녀를 키우고 계시잖아요. 사춘기를 어떻게 보내셨나요?

"사춘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이치에 닿지 않는 궤변을 늘어놓는 거예요. 아이들이 비논리적인 얘기를 당당하게 하면 많은 부모들이 놀라는데, 그게 정상입니다. 지금 생각나는 일화는, 첫째 아들 정민이가 거짓말을 했고, 저는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넘어갔어요. 이처럼 사춘기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거나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더라도, 일일이 따지고 혼내기보다는 무조건 들어주고, 믿어주고, 관계를 좋게 만드는 게 중요해요. 아들도 제가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넘어갔을 때 죄책감을 가장 많이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남편 차인표씨가 할리우드 영화계에 진출했다고요.

"'헤븐퀘스트'라는 영화를 찍고 있습니다. 기독교 소규모 영화인데, 원래는 투자만 하려다 출연까지 하게 됐어요. 최근에는 'TKC 픽쳐스'라는 영화사를 설립했습니다. 인표씨가 하고 싶은 일은 좋은 메시지의 글, 드라마, 영화를 만드는 거예요. 얼마 전 '50'이라는 영화를 직접 만들어 부천영화제에서 상영하기도 했죠. "

('헤븐퀘스트 : 필그림스 프로그레스(Heavenquest : A Pilgrim's Progress)'는 기독교 고전인 존 버니언의 소설 '천로역정'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액션 판타지 영화다. 차인표가 설립한 영화사 'TKC 픽쳐스'와 미국 영화제작사 '킹스트릿 픽처스'가 공동제작하며 내년 여름 개봉할 예정이다. 차인표는 주인공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다.)

-신애라씨도 연기자로서 많은 드라마에 출연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뭔가요?

"아무래도 남편을 만나게 된 '사랑을 그대 품안에'가 가장 기억에 남죠. 또, '사랑이 뭐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었어요. 그때는 신인 시절이라 정신 없어서 잘 몰랐지만요. 그런 작품은 연기자로서 인생에 한 번 만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닮고 싶은 연기자가 있나요?

"나문희 선생님이요. 인상도 너무 자연스럽고, 연기도 자연스럽게 하시잖아요. 너무 연기하는 것 같이 하기 보다는 연기가 삶 같고, 삶이 연기 같죠. 저도 그렇게 편안한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요즘에는 연기자로서의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 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요. 세기의 은막스타 엘리자베스 테일러, 마릴린 먼로, 오드리 헵번. 이 세 사람 모두 너무 아름답지만 마지막 모습은 각자 다르잖아요. 이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오드리 헵번을 존경하고 그 발자취를 따라가고 싶어요."

-100세 시대라고들 하잖아요. 인생의 절반 정도가 지났는데 남은 시간을 잘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사람, 나한테 놓여진 이 상황이 지금의 나한테는 전부예요. 사실 저는 성격이 급해서 자꾸 미래를 보려고 해요. 아침밥을 빨리 차리려고 대화를 원하는 아이를 내친 적도 있죠. 하지만 그 아이는 몇 시간이 아니라 그저 5분 동안 눈 마주치고 안아주고 잠깐 얘기 하기를 원하는 것이거든요. 사실 그게 아침밥 빨리 차려주는 것 보다 소중한 시간이잖아요. 그래서 요즘 저는 매일 밤 죽어요. 내 인생이 오늘 끝난다면 과연 나는 오늘 후회 없는 삶을 살았는지 반성하기 위해서요. 그리고 내일은 후회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노력해요."

캘리포니아 어바인에서 만난 연기자 신애라씨는 소박한 옷차림이었지만 자연스러운 품위가 전해졌다. 가슴으로 낳은 두 딸의 학교 일로 늦어져 황급히 약속장소로 들어오며 활짝 웃던 그녀의 미소는 빛이 났다.

배양숙 (사)서울인문포럼 이사장


정리 = 장하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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