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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감] 유행타는 신앙

유행은 돌고 돈다. 음악도 예외는 아닌 것이,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 'LP(long play)' 음반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창고에서 먼지 쌓인 턴테이블과 상자에 넣어 치워 두었던 LP판을 꺼내 조심스레 바늘을 올리는 사람들이 다시 생겨나고 있다. 음반 시장도 이에 발맞추어 10년 이상 중단되어있던 LP음반을 다시 생산하기 시작한 유통 업체도 생겨났다.

나는 다시 부는 LP의 인기가 신기하기만 하다. LP는 원판형의 비닐에 소리 파형을 파놓고 바늘을 그 위에 놓아 원판에 새겨진 굴곡대로 진동하는 바늘의 움직임을 소리로 변형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 이 간단한 설명에서도 바로 추측할 수 있는 것처럼, 먼지가 비닐에 묻거나 오래 사용하여 마모가 되기라도 한다면 원음에 심각한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다시 부는 LP의 바람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 음질이 가장 좋은 것은 LP라던가 LP가 따뜻한 소리를 재생할 수 있다는 등의 이론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말보다, 음악 애호가 하면 떠오르는 많은 LP가 꽂혀있는 선반 앞에서 정성스럽게 LP 한 장을 닦고 있는 이미지가 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쉽게 음악을 소비해 버리는 일반인과는 다르게,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정성을 다 하고 있으며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유로움과 배경 지식이 있다는 자기 만족이나 비교 우위가 내면에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신앙 생활에도 본질과는 상관없는 유행에 민감한 것이 많다. 계절이 되면 찾아오는 특별새벽기도 같은 이벤트나 미셔널 처치 같은 교회 형식의 유행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에게 습관처럼 되어있는 많은 일들이 유행을 따라 그 본질을 상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압제당하는 자에게 자유를 주며 주린 자에게 음식을 나누어주는 것이 본질인 금식은 내가 원하는 일을 하나님께 얻어내기 위해 떼쓰는 방법이 되거나 며칠을 금식했다고 자랑하는 도구로 유행한다.

이웃을 돌아보는 것이 본질인 헌금은 대가를 바라고 하나님에게 바치는 뇌물처럼 봉투에 넣기도 하고, 부의 과시나 책임감 혹은 그저 교회의 운영을 위한 요금처럼 지불하기도 한다.

유행에 흔들리지 말고, 본질에 집중하여 의미를 잃지 말자.

www.fb.com/theegital


김사무엘 박사/ 데이터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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