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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에 떠들썩…베트남으로 간다

황릉ㆍ바다의 실크로드 인기
세계문화유산 호이안ㆍ후에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의 호이안에 하나둘 불이 켜진다.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세계인이 드나들었던 무역항이었던 호이안은 한때 '바다의 실크로드'라 불렸다.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의 호이안에 하나둘 불이 켜진다.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세계인이 드나들었던 무역항이었던 호이안은 한때 '바다의 실크로드'라 불렸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쪽에서 남북으로 1025마일에 걸쳐 있는 나라, 베트남이 요즘 관광대국으로서의 면모를 일신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통킹만, 남쪽으로는 남중국해, 남서쪽으로는 타이만과 닿아 있으며, 북쪽으로는 중국이, 서쪽에는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미국이 패한 월남전을 으레 떠올리지만 '강대국들의 무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근성의 민족이다.

호이안 거리

호이안 거리

인도차이나 전쟁에서는 프랑스가, 중국-베트남 전쟁에서는 중국이 손을 들었다. 2차 대전 당시 태평양전쟁에서는 일본에 항전하기도 했고, 고대 몽골 제국의 침략을 막아내기도 했다. 그 근성에 '박항서 매직'이 더해져 축구 강국으로도 주목을 받는 나라, 베트남 호이안과 후에로 간다. 우기가 끝나는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가 호이안 여행의 적기다. 대부분의 베트남 지역처럼 호이안도 건기와 우기로 나뉘는데, 이즈음이 강우량이 많지 않아 비 피해가 가장 적은 시기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는 다낭이다. 베트남 남중부 지역 최대의 상업 및 항구 도시이자 베트남에서 호찌민, 하노이, 하이퐁 다음으로 큰 도시이다. 그곳에서 북쪽으로 18마일만 달리면 만날 수 있는 도시, 후에에는 투득 황제의 황릉이 있다. 최초로 베트남을 통일하고, 칭제 건원을 한 응우옌 조의 네 번째 황제다. 응우옌 조가 수도로 삼은 후에의 궁과 능들은 금박과 도자기, 유리 모자이크로 치장해 화려하기 그지 없다. 후에의 황릉 중 화려함으론 투득 황릉보다 12대 황제인 카이딘의 것이 한 수 위다.

투득은 자신의 능을 만드는 데 4년을 쏟고, 3000여 명의 군사를 동원했다. 공적을 새길 20t짜리 비석돌은 30마일 떨어진 곳에서 운반해 왔다. 투득 황릉은 무덤이 아니라 별장에 가깝다. 연못엔 정자가 3개 있는데 하나는 낚시를 즐기기 위해, 다른 하나는 황비·후궁들과 시를 짓기 위해, 셋째 정자는 제비들을 노닐게 하느라 지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시신은 어디쯤 묻혔는지 미스터리다. 수백 명을 동원해 능 한쪽에 비밀 묘를 만들게 한 뒤 만든 이들을 몰살했다고 전해진다.



카이딘 황제는 한술 더 떠 11년에 걸쳐 베트남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무덤을 만들었다. 퇴임 후까지 이어진 대사역이었다. 그래서 카이딘 황릉의 공덕비 뒷면엔 한때 비난하는 낙서와 욕설이 가득했다. 다낭에서 후에와 정반대쪽인 남쪽으로 가면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세계 각국의 무역선이 들고났던 호이안이 나온다. 1999년 후에와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베트남 최고의 휴양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베트남 꽝남 성의 남중국해 연안에 있는 작은 도시인 호이안은'바닷가 마을'이란 뜻으로 한때 번성하였던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무역항이 있었다. 그래서'바다의 실크로드'라 불리는 이곳을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세계인들이 드나들며 마을을 이루었다. 16~17세기, 무역이 번성했을 당시 호이안에는 일본인들이 특히 많이 드나들었고, 그래서 일본인 마을까지 따로 생겨났다. 전성기에는 1000명이 넘는 일본인이 거주했을 정도로 마을 규모가 커졌다.

하지만 일본이 에도 시대에 이르러 쇄국정책을 시행하면서 일본인 마을이 사라지고, 그 이후 무역의 중심이 다낭으로 옮겨 가면서 호이안은 잊혀진 항구 마을이 되고 말았는데, 그 덕에 20세기 베트남을 유린한 수많은 전쟁을 피해갈 수 있었으니, 새옹지마라 아니할 수 없다.

낮은 기와 지붕과 옛 모습 그대로인 도로 등에서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씨클로와 모터사이클, 논(삿갓 모양의 전통 모자)을 쓴 행상만 아니라면 구시가지는 중국의 어느 마을을 연상케 한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기에도 좋다. 래원교는 구시가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다리다.

멀리 네덜란드를 비롯한 인도, 중국, 일본 등지의 먼 나라에서 온 무역상들이 드나드는 다리하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데, 400여 년 전 일본인들이 세웠다고 해서 일본교(베트남어, 꺼우녓반)라고 불리기도 한다. 비와 바람을 피하기 위한 지붕이 있는 독특한 형태의 이 목조 다리는 밤에는 조명을 비춘 다리가 강물과 함께 은은하게 빛나는 야경 명소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리 중간에는 예전 뱃사람들이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던 작은 절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투본강의 나룻배다. 거리마다, 다리마다, 가게마다 내건 형형색색의 등불이 강물에 어른거리니, 경치가 몽환적이기까지 하다.

사진=중앙포토·인사이드 아시아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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