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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셔츠만 보면 꿈틀, 손흥민의 골 본능

올 시즌 옐로 유니폼 팀 상대로 8골
전문가 "무의식중 자신감 나올 수도"
인터넷엔 노란색 선글라스 쓴 '움짤'
손 "한국 최약체지만 더 많이 뛸 것"

'손세이셔널'(손흥민+센세이셔널), '수퍼소닉'(스피디한 고슴도치 캐릭터).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손흥민(26·토트넘)의 별명이다. 올 시즌 그에게 새 별명이 추가됐다. '옐로 킬러'다. 손흥민이 노랑 유니폼을 입은 상대를 만났을 때 유독 골 폭풍을 몰아쳤기 때문이다. 올 시즌 기록한 18골 중 6골이 그렇다.

우선 도르트문트(독일)를 빼놓을 수 없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14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도르트문트를 맞아 50m 질주 끝에 골을 터트렸다. 이어 지난해 11월 22일 5차전에선 감아차기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도르트문트는 노랑과 검정이 섞인 유니폼으로 '꿀벌 군단'이란 별명을 가졌는데, 이 때문에 손흥민도 '양봉업자'란 별명을 추가로 얻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3일 프리미어리그 왓퍼드전, 나흘 뒤인 12월 7일 챔피언스리그 아포엘(키프로스)전, 다시 일주일 뒤인 12월 14일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호브 앨비언전에서 골을 터뜨렸다. 이들 세 팀도 다 노랑 유니폼을 입는다.

손흥민은 또 지난 3월 8일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선 노란색 원정 유니폼 차림의 유벤투스(이탈리아)를 맞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9·이탈리아)을 뚫고 득점을 기록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지난해 11월 10일 노랑 유니폼의 콜롬비아 평가전에서 2골을 몰아쳤다.



왜 손흥민은 노랑 유니폼의 상대에게 강한 면모를 보일까.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한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사실 골과 상대 유니폼 색깔 사이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근거는 없다"면서도 "이런 이야기(노란 유니폼 상대일 때 강하다)를 반복해서 들으면, 무의식중에 자신감이 생길 수는 있다"고 말했다. 영국 리드대학에서 색채과학을 연구하는 스티브 웨스트랜드 교수는 "특정 색 유니폼을 입었을 때 더 자신감을 느낄 수 있고, 반대로 상대 유니폼 색깔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에 강한 건 상대 플레이 스타일과 관계있다. 도르트문트는 게겐 프레싱(전방 압박)을 펼쳐 수비 뒷공간이 넓은 편이어서 손흥민의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침투가 통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 14위 왓퍼드 15위 브라이턴, 키프로스 아포엘의 수비는 워낙 약했다.

우연하게도 한국이 다음 달 18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만날 스웨덴의 홈 유니폼 상의가 노랑이다. 15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에서 손흥민과 아디다스(스포츠 브랜드)의 후원 연장식이 열렸는데, 여기서도 '옐로 킬러' 관련 질문이 나왔다.

손흥민은 "인터넷에 내가 선글라스를 쓰면 세상이 온통 노란색으로 보이는 '움짤'(움직이는 동영상)이 돌아다니더라"며 "스웨덴과 경기하는 꿈을 꾸곤 하는데, 스웨덴이 첫 상대인 만큼 (상대의 노랑 유니폼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월드컵 첫 출전이었던 2014 브라질 대회 때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그는 "4년 전엔 자신감이 넘쳤는데, 이번엔 걱정이 많이 앞선다. 솔직히 한국이 최약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은 자신감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똑같이 11명이 뛰지만, 팀 간에는 퀄리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12명처럼 뛴다면, 더 많이 뛰고 서로를 돕는다면 좋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나보다 팀이 특별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4년 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자 눈물을 펑펑 쏟아 한동안 '울보'로 불렸다. 손흥민은 "항상 누굴 만나든 웃으려고 노력한다. 우는 유일한 이유는 지는 게 싫어서다. 그래서 울었던 거다. 나라를 위해 브라질 월드컵에 나갔는데 결과가 안 좋아 '이게 말이 되나'라는 생각과 함께 너무 창피했다"며 "러시아에서 국민이 나를 보면서 웃을 수 있는 결과를 낸다면 소원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녹록지 않은 현실은 손흥민도 인정했다. 그는 "(결과는)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렸다. 정말 망신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 만큼 선수들도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전망을) 결과처럼 받아들이는 건 아직 이르다. 조별리그만 통과해도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라며 "선수들은 한 몸 바칠 각오가 돼 있다. 대한민국에 희망을 전하고 싶다. 준비부터 끝날 때까지 모든 걸 걸겠다"고 말했다.

한국이 목표인 16강에 F조 2위로 진출할 경우, E조 1위가 유력한 브라질을 만나게 된다. 브라질은 노랑 유니폼을 입어 팀 별명이 '카나리아(몸통 깃털이 노랑인 새) 군단'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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