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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초대 받지 못한 손님

여름날 뒷뜰은 아름다웠다

오랫동안 잊지못할 새롭기만한 정경

친구의 긴 목과 나의 어린 시절이 겹친다

뼈와 살을 이루던 푸르름



너는 땅위를 엎드려 기는 소나무의 벅찬

힘을 안고 뒷뜰에 자란 풍성한 채소를 즐기려한다

사슴이여!

너의 검은 눈동자에 묻어난 기다림을 나는 알고 있다

넓고 푸른 초원에는 굴레를 씌우지 말자

계절의 팽팽한 슬픔이 또 겨울을 품어 오겠지

너의 푸른 발자국 따라 나의 발자국도 찾으리

웅크린 네 모습은 상상할 수 없구나

너도 씨멘트 숲속에서 길을 잃어버릴 때가 있니?

너는 폐허와 가시덤불 얼킨 길도 힘차게 달리기만 하겠지

긴 그림자를 타고

짐승과 인간사이 고퉁을 견뎌내어

미묘한 언어가 오고간 길 위에서

초대 받지 못한 손님


정숙자 / 시인·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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