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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칼럼] 미국채 수익률 곡선 역전의 추억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채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를 놓고 재미있는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수익률(금리) 곡선은 국채 만기별 수익률을 연결한 곡선으로 대체로 국채만기가 길수록 수익률이 높아 수익률 곡선은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장기금리에 비해 단기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오르면서(또는 덜 내리면서)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가 진행되는데 역사적으로 보면 단기국채와 장기국채의 금리가 역전되는 경우가 간혹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은 경기침체 발생의 전조로 여겨져 왔는데 최근 미국채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flattening)가 심화되면서 수익률 곡선 역전과 경기침체의 연관성에 대한 논쟁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채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는 주로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수익률(금리) 차를 이용하여 측정하는데 7월말 현재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간의 금리차는 30bp 내외로 전년말 대비 22bp 정도 축소되었다. 이러한 미국채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단기금리 상승 요인과 장기금리 상승 제약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심화되고 있다.

먼저 단기금리는 연준(FOMC)의 정책금리 인상, 재무부의 단기채권 발행 증가 등으로 상승폭이 확대된 반면 장기금리는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 낮은' term premium' 등으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제한되면서 수익률 곡선 평탄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채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 현상에 대해 최근 미국 지역연방준비은행들이 작성한 보고서의 내용이 매우 흥미롭다. 샌프란시스코와 세인트루이스 연준은 미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 즉 수익률 곡선의 우하향화가 경기침체를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지표라는 연구결과를 제시한 반면 뉴욕 연준은 장단기 금리차만을 이용하는 확률 추정 모형이 다른 변수를 포함한 모형에 비해 경기침체 확률을 과다 추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세부적인 내용을 짧은 지면을 이용해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1955년 이후 미국채 1년-10년 금리차가 마이너스를 나타내었던 10번의 사례 가운데 9번이 경기침체로 이어졌다는 샌프란시스코 연준 보고서를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 현상과 경기침체의 연관성에 대해 수익률 곡선 평탄화의 주요 원인이 과거와 많이 달라서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가 지속되어서 역전현상이 일어나더라도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 다소 우세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2005년말 수익률 곡선의 역전 현상이 일어났었던 당시의 시장 전망도 지금과 유사하였다는 것이다. "This time is different."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금융시장의 평가는 매우 엇갈렸었다.

아직 수익률 곡선의 역전 가능성을 예상하기에 이른 시점이고 역전이 일어난다고 해도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미국의 고용상황, 경제성장률, 각종 경제전망 등을 감안하면 아직 경기침체를 우려하기에는 너무나 이르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옛말에 유비무환(有備無煥)이라고 미리 대비해서 나쁠 것은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무역분쟁, 과다한 재정적자 문제, 각종 지정학적 위험 등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상황이다.

참고로 가장 최근 미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시작된 시기는 2005년말경이었고 연준이 금융위기에 대응하여 금리 인하를 단행한 시기는 2007년 9월이었다. 'Sub-prime mortgage' 부실로 시작된 당시의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과 현재의 경제 상황은 매우 다르다. 그러나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해 있는 최근 상황을 볼 때 수익률 곡선의 역전 가능성을 가볍게 여길 일만은 아닐 것이다.


주재현 / 뉴욕사무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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