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마중물
올려다보면 캄캄한빠져나갈 구멍이 도무지 보이지 않던
절규해도
울림통만 겨우 울리고 말 뿐이던
까치발 콩콩거리다
두 발을 동동거리다
맥을 놓고 바닥에 널브러질 때
불쑥 손 내밀어 끌어올려줬던
그대는 내게 마중물이었네
지하의 어둠과 차가움에 흠뻑 젖으며
구조대처럼 앞장서서 이끌어주던
그대 덕분에 세상 밖으로
콸콸 쏟아졌던
나는 누구에게 마중물인 적이,
아마도 없을 거야
녹물이나 붉게 품었을 뿐
한혜영 / 시인·플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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