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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파고를 넘어서라

파고를 물고 치받는 파도에

포구는 뜯기는 아픔을 견딜 줄 안다



온 바다를 훑고 가는 바람의 계략이



늪에 빠질 때 호랑나비가 눈을 뜬다



먹구름이 몰려오겠지

꺾지 않아야 될 것까지 싹 쓸어버리고

방사능에 앉아서 혼자 졸다가 게거품을 뱉어내고

불 뱀은 폐허에서 뒤틀려 말라가겠지

찢어가려는 바람이 질풍노도의 태양아래

갯벌눈썹을 길게 뜨고 늪에서 혀 가는 소리 들린다

피 빨아 살찌운 땅에 쓰나미가 밟아 헐떡이나 했더니

진 바다에 태풍의 꼬리를 감추고 있었네

그들 조상처럼



소녀의 얼굴에 오물을 바른 자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는가

번개가 때리지 않아도 땅이 갈아 앉고 있으니

빼앗으려 말고 더 늦기 전에

사랑의 손을 잡고 숨을 쉬어라



칼 찬 순사가

흡혈귀가 되어 놋쇠까지 공출하라

멱살 잡혀 질질 끌려 살던

괭이가 박힌 양순한 땅에

사람 피 빨고 부르튼 모기가 환생하여 웽웽거리니

덤으로 먹으려 동서가 진을 친다



한철 여름 지나도 모기극성 여전 할 테지

비굴 없이 밤낮으로 대비하자

한 덩어리로 정신 차리고

더러운 물웅덩이 장구벌레까지 말려야 할 것이라


손정아 / 시인·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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