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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아동 청소년 비만 예방을 위한 프로젝트 제안

한국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에서 의학영양학 박사학위를 받은 필자는 함소아한의원의 창립멤버로 영양상담 매뉴얼을 개발했다. 그 후 한국의 식품산업을 이끌고 있던 롯데그룹 소속 중앙연구소에서 10여 년 동안 건강기능연구팀과 영양연구팀을 이끌었다. 연구소에 재직하는 기간에 한국국제생명과학회의 한국대표단의 멤버로서 대한비만학회의 소아청소년비만분과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부와 산학연 공동연구를 수행하여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회사의 배려로 미국에 온지 어느덧 4년이 넘어간다. 간편성과 입맛을 강조하는 합리적 가격의 다양한 식품들은 바쁜 현대인에겐 더 없이 인기가 높다. 미국의 코스트코에 갔을 때 받았던 문화적 쇼크를 잊을 수 없다. 전쟁이 난 것도 아닌데 그 넓은 공간에 주차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고 사람들마다 밀고 있는 커다란 카트들마다 산처럼 쌓여있는 그 많은 식품들을 과연 다 먹을 수 있을지 믿을 수 없었다.

OECD 국가 비만율 1위 미국

2018년 OECD 보건통계 자료보고에 의하면 15세 이상 비만 인구는 불명예스럽게도 미국이 40%로 1위를 차지했으며, 칠레가 2위 3위가 멕시코로 나타났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은 각각 5.5%, 4.2%로 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필자는 대한비만학회 소아청소년비만위원회 분과위원으로 소아과 의과와 소아정신과의사 그리고 영양학과 교수들과 체육학과 교수들과 함께 공동저자로 비만지침서를 발간한 적이 있다. 이 지침서에 따르면 비만 치료 원칙은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그리고 행동수정요법을 병행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비만 치료의 성공은 단기간 내에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성장하는 아이들이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그릇된 식습관과 행동 그리고 적절한 운동을 병행한다면 제대로 된 신체 발육이 가능하므로 무리한 식이제한을 할 필요 없이 비만율은 저절로 줄어든다.



한국의 경우 2009년에 정부와 산학 대기업들이 공동으로 어린이청소년비만 예방 프로젝트를 필자가 제안하여 수행한 적이 있다. 식품 대기업들이 후원하고 학계의 비만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비만의 원인과 영양소 섭취 그리고 식습관에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산학연이 함께하는 'Physical Activity and Nutrition(PAN)'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Food Journal'(2010 6월)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국의 아동 청소년의 경우 미국 학생들에 비해 평균 운동량이 현저히 부족하게 나타났다. 또한 아침 결식 빈도가 높았으며 섭취 열량은 비교적 평균 및 그 이하로 섭취하는 반면 단백질의 섭취량은 높고 칼슘과 비타민의 섭취가 부족하였다. 그렇다고 운동보다는 공부하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있는 한국 학생들의 비만의 원인이 단순하게 운동량 부족이라고 결론지을 수 없다. 왜냐하면 비만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원인이 많다는 것은 이를 고치는 방법도 원인에 따라 다양하고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인과 달리 어린이 청소년의 시기는 신체 발육을 고려해야 하므로 비만을 예방한다는 이유로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따라 하거나 일시적인 식이 제한을 선택하는 것은 이 시기의 아이들의 신체발육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매우 위험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학교 급식 메뉴

한국 초등학교 급식 메뉴를 살펴보면 사립과 공립 초등학교의 차이가 없다. 대부분 급식교사가 있어서 영양밸런스에 맞는 식단을 한달 단위로 계획하여 제공하고 있다. 급식메뉴는 밥이나 빵, 국, 생선이나 고기, 나물, 김치, 과일 및 샐러드, 우유가 한 식판에 담아 제공된다. 정기적으로 학교 내 영양교사가 영양교육을 수행하여 아이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갖도록 안전하고 영양을 갖춘 식품을 제공하고자 식품·의약품 안전처에서는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에 따라 학교 근처에서 고열량.저영양 식품과 카페인 함유가 높은 식품의 판매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동일한 메뉴를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한국 급식과는 달리 미국 버겐카운티 공립 초등학교 점심의 메뉴는 각 타운마다 다르지만 아이들은 자유롭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치킨, 감자튀김, 피자, 스파게티, 'Mac & Cheese', 베이글, 만두, 스시, 데리야끼, 샐러드, 우유, 주스, 과일, 쿠키, 아이스크림 등을 분기별 또는 정기적으로 원하는 메뉴를 신청할 수 있다. 미국의 공립 중학교의 경우 학교 내 카페테리아에서 음식을 판매하여 아이들이 사 먹거나 집에서 도시락을 가지고 와서 먹기도 한다. 카페테리아에서 제공되는 메뉴는 치킨, 감자튀김, 피자, 햄버거, 도넛, 샌드위치, 샐러드, 스프, 1회용 과일 통조림, 쿠키, 우유, 음료, 컵라면 등이다.

비만 예방, 지역사회 역할

현실적으로 건강한 점심 도시락을 준비할 수 없는 가정들이 있다. 그런 경우, 아이들은 입맛에 맞는 치킨과 감자튀김 그리고 아이스크림과 초코칩 쿠키를 초등학교 내내 주문하여 섭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아이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마찬가지로 피자나 라면 그리고 아이스크림과 쿠키 같은 메뉴만을 고집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학교를 다니는 내내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고 때로는 비만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미국의 학교 급식제도는 단순한 식사 제공이나 공급에서 한 발 나아가 아동의 영양 수준 개선 및 건강보호 취약계층 아동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미국 내 농식품 소비 촉진 및 제고 등의 다양한 목적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학교 급식 프로그램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미국 학교의 급식 메뉴에 각 타운의 경제적인 측면과 정치적인 측면이 영양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급식 시스템을 수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제일 수 있다. 그렇다고 미래가 달려있는 아동 청소년의 건강과 직결된 학교 급식 메뉴에 대한 부분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런치 메뉴 결정권자들은 비용적인 부분을 고려하는 것 외에도 꼭 영양의 밸런스와 식품 원재료에 대한 점검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우수한 식품기업들을 참여시키고 질 좋은 우수한 농식품 소비 촉진을 위하여 근거리 농장학교와 연계하여 학교 식당의 메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영양교사가 없는 학교가 많기 때문에 모든 식단에 대한 영양의 균형이 염려스럽다면 반드시 학교에서 영양교육을 실시하여 아이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아이들의 먹거리는 어떤 음식을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고 또 그 질병을 예방할 수 도 있다. 만일 올바른 먹거리를 통해 OECD 국가 중 비만인구가 가장 높은 미국의 비만율을 낮출 수 있다면 비만에 의한 의료비의 절감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 이에 미국의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한 정부와 산학 그리고 기업들이 공동의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건강한 급식 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식품 기업들과 로컬 농장들과 협력하여 좋은 식재료를 공급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학교에서 제대로 된 영양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


임경아 / 의학영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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