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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에듀케이션 프로그램 '코러스 클래스'

이노비 코러스 클래스에 참여한 할렘 지역 아이들이 양로원 노인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 아이들은 도움을 받다가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면서 자신감과 기쁨을 얻고 있다. [사진 이노비]

이노비 코러스 클래스에 참여한 할렘 지역 아이들이 양로원 노인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 아이들은 도움을 받다가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성장하면서 자신감과 기쁨을 얻고 있다. [사진 이노비]

며칠 전에 한 양로원에서 열린 이노비 콘서트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이노비 코러스 클래스에서 노래 연습을 한 할렘 지역 장애어린이들 6명이 양로원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를 불렀다. 아이들의 변화한 모습이 놀라워 감동이 벅차올랐다. 나뿐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친 선생님도, 학교에서 평소 아이들을 돌보던 관계자들도, 양로원에 계시는 어르신분들께서도 아이들의 밝은 기운과 에너지를 전달받아 행복해하시는 모습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쭈뼛거리며 목소리도 못 내던 아이들이 당당하게 마이크를 달라고 요청해 그동안 노래를 가르쳐준 선생님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어릴 때부터 사회봉사 참여

이노비는 소외된 분들을 찾아가는 아웃리치 콘서트를 지난 13년간 꾸준히 진행해 오는 동시에 플라워힐링과 에듀케이션 프로그램 등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에듀케이션 프로그램은 중고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노비 주니어 봉사 프로그램과 여름이나 겨울방학 진행하는 주니어 캠프가 그 중 하나다. 이노비 에듀케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어릴때부터 사회봉사에 자연스럽게 참여해 어른이 되어서 사회의 리더로서 더 많은 좋은 일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저소득층, 장애가 있는 아동과 청소년이 바이올린 수업이나 합창단 등 음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뮤직에듀케이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었다. 작년부터 윌리엄 앤 문자 오졸렉 파운데이션의 후원을 통해 할렘에서 저소득층 장애 어린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쳐주는 이노비 코러스 클래스를 시작해 벌써 1년반째 진행하고 있다. 음악교육을 받고 싶고, 재능이 있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배우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양질의 음악 교육을 받게 해주자는 것이 이노비 뮤직 에듀케이션 프로그램의 취지이다.

많은 장애 극복 놀라운 변화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뉴욕 할렘 지역의 학교는 이 지역 저소득층,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을 정부 보조를 받아 방과후 돌봐주고 있는 비영리 시설이다. 이노비는 이곳에서 5살부터 10살 정도까지의 아이들에게 매주 노래를 가르치고 있다. 작년에 이곳에서 처음으로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쳐준다고 했을 때 학교 관계자와 선생님들의 우려가 컸었다. 일단은 아이들이 많이 산만하고 집중력이 낮아, 가르치는데 몇 배나 힘과 노력이 든다는 것이었다. 말은 안 했지만 웬만한 열정과 인내심으로는 클래스가 잘 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리고 아이들이 평소에 동네 어른들이나 주변 사람이 듣는 성인용 힙합과 랩은 잘 알고 있는데 그 나이 아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흔한 디즈니 곡과 아이들을 위한 노래조차도 모르고 있어서 놀라웠다.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것은 교육의 열정이 남다른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자란 우리는 잘 이해할 수가 없었던 모습인데, 아이들에게 무료로 음악교육을 한다고 했을 때 보였던 부모님들의 낮은 호응도이다. 이곳은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부모들이 자식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낮다. 특히 음악교육을 한다고 했을 때 그에 대한 서포트나 관심이 제로에 가까웠다. 아무래도 부모 본인이 교육 수준이 낮거나 집안 환경 등에 의해서 아이들의 교육이나 미래에 쏟을 관심이나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에 대한 무관심과 교육에 대한 낮은 기대는 아이들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고 가정이나 사회, 학교 그 어디서도 사랑받지 못하고 뒤처진다는 느낌은 그들의 정서 함양에도, 아이들의 장래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아이들은 수업에 참여하고 싶고 너무 좋아하는데 부모님들의 서포트가 잘 이뤄지지 않아 처음에는 참여율이 기대보다 낮았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참여율도 높아지고 아이들의 반응도 좋아져 부모님도 점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는 아이들의 변화를 직접 보고 느낀 학교 관계자들의 도움이 크다. 그들이 직접 나서 부모들을 설득해 아이들을 참여시키고 있는것이다. 시즌이 바뀔수록 아이들은 물론이고 학교의 선생님들과 관계자들, 그리고 부모님의 변화를 장기간에 걸쳐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지난 1년 반 동안 이런 작은 벽들을 하나하나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넘어가며 우리도 많이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2018년부터 시작해 벌써 1년 반째 세 번의 시즌에 걸쳐 많은 아이들과 함께했다. 인종과 문화, 그리고 언어의 차이를 넘어 선생님들의 사랑과 열정으로 아이들에게도 눈에 띄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곳의 아이들은 장애나 가정환경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그 나이 또래 다른 아이들에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칭찬과 남의 주목을 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다. 이 아이들이 아이들 한명 한명에 애정을 가지고 가르치는 열정적인 선생님의 사랑을 받고 1년 반 동안 변화해가는 모습이 눈이 부시다. 처음에는 눈도 잘 마주치지 않고 산만하고 모든 사람과 거리를 두던 아이들이 이제는 수업에 집중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남들을 배려하며, 잘 모르던 노래들도 자신 있게, 다른 언어로 된 노래도 부르고 평소에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양질의 음악과 문화를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모습은 단순한 놀라움을 뛰어넘게 한다. 이노비 코러스 수업에서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디즈니 곡들뿐만 아니라 사운드오브뮤직 등 영화 주제가나 쉬운 오페라 곡, 뮤지컬 곡 등부터 이탈리아어가 들어간 넬라 판타지아나 독일어 가곡까지 다양한 노래와 음악을 배우고 부르며 노래를 부르는 테크닉과 발성을 배울 뿐만 아니라 노래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효과까지 있다

도움 받다가 주는 사람으로

이노비 코러스 프로그램은 평소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음악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시키고 아이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통해 노래하면서 자신감과 표현 능력을 기르고, 양질의 문화와 음악을 체험하고 흡수하는데 그 첫 번째 의의가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10여회의 클래스 마지막에는 꼭 양로원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그동안 연습한 노래를 불러 재능기부와 봉사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자신이 남에게 도움을 받는 존재뿐만이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는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여러 가지 이유로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 점차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고 남들에게 자신도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그것으로 남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직접적인 경험은 앞으로 살아나가면서 그 어디에서도 쉽게 얻을 수 없는 큰 재산이 될 것이다.

나도 남들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쁨을 알려 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의 이 아이들의 인생에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느낀 점은 그 어떤 유명 성악가보다 순수한 아이들의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더 감동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양로원의 어르신들은 전문 프로페셔널 음악가의 무대도 물론 좋아하시지만, 아이들이 그 자리에 있는 것 만으로도 얼굴이 밝아지시고 시종일관 미소를 짓고 계시다.

이노비의 새로운 도전

뮤직 에듀케이션은 많은 도전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도전이 있는 만큼 보람도 크다. 가정환경과 장애 등으로 특히 상처가 많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것은 몇 배나 노력이 필요하다. 매번 클래스를 참관하면서 드는 생각은 교육자는 아무나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되고,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교육에 대한 열정과 인내심이 훨씬 많이 필요로 하는 위치라고 새삼 느끼곤 한다. 첫 번째 시즌에 함께한 피아니스트 안가영씨와 두시즌 동안 꾸준히 아이들을 가르쳐온 소프라노 손희소 씨를 포함해 함께한 여러 명의 피아니스트도 평소에 자신들이 가르쳐오던 아이들과는 많이 다른 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힘이 들기도 했지만 그만큼 몇 배나 더 보람 있었다고 얘기한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자라서 어떤 아이들로 성장을 할지가 매우 궁금하고 기대가 되면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다시 한번 느끼는 점은 한 사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보살핌은 어떤 사람이라도 변화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년반의 시간이 떠 오르며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기까지 없어서는 안 되는 가득한 열정으로 프로그램 후원부터 진행에 큰 도움을 주시고 계시는 윌리엄앤 문자 오졸렉 파운데이션의 김문자 이사장님과 넘치는 사랑으로 아이들을 보듬으며 프로그램을 진행해준 손희소 씨 등 선생님들, 할렘의 노스사이드센터 관계자분들과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하나 차근히 잘 따라와 준 아이들에게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다.

벌써 세 번째 시즌인 이노비 코러스 클래스는 할렘뿐만 아니라 퀸즈나 브롱크스 등 다른 지역의 소외된 어린이들에게도 넓혀나갈 계획이며, 노래뿐만이 아니라 바이올린 등의 악기연주를 배울 수 있는 악기 그룹클래스도 준비단계에 있다. 앞으로도 이노비가 더 많은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펼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재연 / 이노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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