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도저히 글쓰기 포기할 수 없습니다”


공순해씨, 수필집 '빛으로 짠 그물' 발간
한문협 워싱턴주 지부 수필분과 회장

"거품 속에서 아프로디테가 태어나듯 시간 속에서 빚어져 태어난 게 인간입니다. 그러나 아름답게 태어난 아프로디테는 그 아름다움이 변하지 않지만 인간은 시간이 지날수록 낡고 추하게 변해 갑니다. 제 정신 또한, 시간 지나 썩은 양파처럼 냄새를 풍깁니다. 옥시크린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한국 문인협회 회원이고 한문협 워싱턴주 지부 수필분과 회장인 공순해(사진)씨가 수필집 '빛으로 짠 그물'을 지난 6월 25일 펴냈다. 이사콰 'Little Teddy Books '가 발간한 이 책은 275페이지에 '이슬','처음', ‘성장통', '갈등의 경계', '그림' 등 50개의 수필이 실려 있다.

"써놓은 작품 또한 하루하루 낡아갑니다. 요즘은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져, 어제 써놓은 작품도 오늘 아침에 다시 읽어보면 진부하고 낡았습니다. 어느날 두려움이 느껴졌습니다. 이 속도가 더 빨라질 터인데 하고요. 그래서 부끄러움을 무릎 쓰고 작품집 엮을 결심을 했습니다." 공순해씨는 책머리에서 부족하지만 자신의 변화를 보여드리기 위해 책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그저 사물에 불과할 뿐이며, 그 사물들을 풍경으로 이뤄주는 것은 빛이다. 빛이 감싸 안아 주어야 존재는 존재한다. 고귀한 삶, 비루한 삶, 보람있는 삶, 누추한 삶, 정치가 포용하지 못한 삶까지, 가을빛은 모든 것을 낱낱이 들어낸다. 그리고 초라함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고 나아가 그 빛은 사랑으로 사물을 감싼다. 빛이 감싸야 존재가 존재로 인정받듯, 삶도 인간의 향기가 감쌀 때, 인간다워지는 거겠지. 도대체 이 빛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빛으로 짠 그물' 중에서 작가는 질문한다.



85년 뉴욕에 이주해 미주동부한국문인협회가 생기기 전의 문인 단체인 '신대륙' 동인 활동 3년을 하기도 한 그녀는 몇 번의 수상 경력도 있지만 수필을 잊고 살았다. 그러다 2008년 시애틀에 재 이주한 후 2009년 '이슬' 로 시애틀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수상을 계기로 한문협 워싱턴주 지부 활동에 참여하게 되어 다시 글쓰기를 계속하게 되었다.

월간 ‘수필문학’으로 등단한 그녀는 특히 2011년에는 한국의 재외동포재단에서 실시하는 제 13회 ‘재외동포문학상’ 수필부문에서 '아이스크림과 택시비' 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도저히 글쓰기를 포기할 수가 없다. 눈뜨면 달려드는 공허, 지리멸렬 한 현실 속에서 나날이 낡아가는 자신, 타성에 길들여지는 자신이 초라해 견딜수가 없었다. 낡아가는 나를 새롭게 일으켜 세우고, 초라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글쓰기 밖에 없었다. 정신의 새옷을 갈아 입는 일, 피돌기가 힘차게 느껴지는 일은 글쓰기 밖에 없었다"

공순해씨는 주저하고 망설이기 잘하는 자신의 등을 밀며 독특한 책을 만들어준 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늘 마음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는 시애틀 문학회 문우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