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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숙의 서양요리와 친해지기]반도에서 대륙까지, 피자의 진화?

이탈리아 반도에서 북미 대륙으로…
피자(Pizza)의 길었던 여행길

한국에서는 전화로 주문할 수 있는 배달 요리가 백 가지도 넘는다면 과장일까? 그렇다면 이곳 캐나다에서는 과연 몇 가지? 아마도 가장 빠르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메뉴가 바로 ‘피자’일 것이다. 그밖에 무엇이 또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피자는 중국음식만큼이나 이미 보편화되어 이미 식상해진 메뉴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하지만 피자의 진화는 식상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소비자들의 변화를 간파하고그 입맛을 당기고 있다. ‘피자’는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음식임을 누구나 잘 알고 있을 터이지만 사실상 우리에게 더 친근한 피자는 대부분 미국식 피자들이다.



동그랗고 두툼한 피자 반죽 위에 푸짐하게 얹어진 피자 토핑(Topping) - 피자 반죽 위에 얹는 부재료들로 야채나 햄 등을 일컫는다 - 들과 TV 광고에서 군침을 마구 돌게 하는 쭉쭉 늘어지는 모짜렐라 치즈들. 새삼스럽게 거론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이미 다국적 피자 브랜드 역시 미국 기업이지 않은가.

언제인가 이탈리아를 여행했을 때 가장 먼저 맛보고 싶었던 것이 오리지널 이탈리안 피자였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아주 많이 붐비는 가게를 선택해서 줄을 서서 기다렸다 맛본 이탈리아 피자는 그간 먹어오던 피자와는 전혀 다른 맛 아니 전혀 다른 음식이었다.

커다란 네모모양 반죽 위에 바둑판 모양으로 칸칸이 다르게 얹어둔 피자 토핑도 그러하고 반죽의 두께 얇고 바삭거려 새로운 기분이었다.

머무는 동안 거의 매일 다른 가게를 골라 먹어본 피자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도 이색적이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탈리안 피자는 ‘즉석 주문식 피자’였었다.

손님이 마음껏 토핑을 선택해서 주문하면 반죽을 즉석에서 만들고 그 위에 주문한 토핑들만을 얹어 이탈리안식 둥그런 화덕에 아주 빠른 시간 내에 구워져 나오는 그 피자는 피자라기보다는 과자처럼 바삭거렸고 쭈욱 늘어지는 모짜렐라 치즈대신 팔메산(Parmesan) 치즈를 듬뿍 뿌려 짭짤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미국식 피자와 이탈리안 식 피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피자 반죽에 있을 것이다. 미국식은 기름에 튀겨낸 듯 기름진 것이 특징이고, 이탈리안 피자는 과자처럼 담백하고 바삭 하고 얇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서양식 음식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 중의 하나가 이탈리안 음식에는 버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버터 대신 항상 올리브 오일을 사용하고 있어 맛은 물론 건강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위에 있는 것이 본토 이탈리안 스타일의 음식이다. 올리브 오일과 풍부하게 들어간 토마토, 이 두 가지를 빼놓고는 이탈리안 메뉴 그 어느 것도 만들기가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부분 이탈리아를 비롯한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세계에서 기후나 토양이 비옥해 가장 먹거리가 풍성하고 음식문화의 수준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서양요리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의 요리들이 단지 프랑스가 아닌 이탈리안 파워 도한 무시 못할 정도로 인기 절정이다.

<간단하고 소탈한, 서민적인 이탈리아 요리>

서양요리를 배우는 동안 가장 크게 대비를 이루는 두 줄기의 흐름이 바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였다. 프랑스 요리는 고급스럽고 복잡한 반면 이탈리아 요리는 서민적이면서도 상당히 간단하고 소탈한 편이다. 버터와 올리브 오일 그리고 고기소스 대신 토마토 소스……이런 식의 대비는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지금 캐나다에서는 비만과 성인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음식이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민감하게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북미 요리로 구분 될 만큼 미국식 요리와 흡사한 점이 많아 쇼트닝(Shortening)과 같은 가공 기름 사용량이 지나치게 많아 건강에 적신호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쇼트닝보다는 비교적 값비싼 버터를, 동물성 기름인 버터보다는 순수한 식물성 기름인 올리브 오일을 선호하는 분위기 탓에 이탈리안 식을 비롯한 지중해 연안 요리(Mediterranean cuisine)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밴쿠버에서는 커머셜드라이브(Commercial drive)에 이탈리안 전문 식당이 즐비하므로 그곳에 가서 본토 스타일의 이탈리안 피자나 파스타를 경험해보는 것도 즐거운 맛 여행이 될 듯하다.

해물과 야채를 듬뿍 넣은 파스타(Pasta)는 물론 피자 역시 토마토 소스를 베이스로 해서 피망, 버섯, 햄, 파인애플, 토마토, 올리브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부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져 간단하고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건강식 이탈리안 요리로 여전히 권할 만하다.

중요한 것은 캐나다인들이 손쉽게 이용하는 냉동피자나 인스턴트 스타일의 피자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서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의외로 만들기 쉽고 가족들의 입맛에 맞게 즉석으로 만들어 먹는 이탈리안 스타일의 홈메이드 피자를 소개할까 한다.

냉장고에 남아 있는 야채들을 얹어서 피자 토핑으로 이용해도 좋다. 한국식으로 매콤한 맛을 내는 김치 피자를 만들어 먹어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재료로는 피망, 양송이 버섯, 양파, 올리브 그리고 토마토 등을 슬라이스해서 얹은 ‘베지테리언 스타일 피자(Vegetarian style pizza)’ 살라미(salami) 햄을 비롯한 각종 햄과 슬라이스한 파인애플을 얹고 치즈를 듬뿍 뿌린 피자, 토마토와 바질 그리고 각종 허브와 스파이스를 듬뿍 뿌리고 올리브 오일을 끼얹어 구운 이탈리안 스타일 피자 등 딱히 피자 토핑에 관한 제한은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피자 반죽을 사서 굽는다면 시간적으로 절약은 되겠지만 대부분은 냉동반죽인 경우가 많아 좋지 않다. 즉석으로 1시간 내에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는 피자 반죽을 손수 만들어서 집의 냉동실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마다 사용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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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삭바삭하고 기름기 없는 피자 반죽 만들기(33cm 지름 크기)

준비할 재료
따뜻한 물 250ml, 이스트(Fresh Yeast)10g, 몰트(malt) 5g, 올리브오일 20ml, 소금 5g, 강력밀가루(Bread flour) 375g

만드는 방법
1. 이스트를 따뜻한 물에 녹인다.
2. 1에 올리브 오일을 같이 섞는다.
3. 밀가루와 소금, 그리고 몰트(가루로 되어 이스트의 발효를 도와준다)가루를 한데 넣고 볼에 넣고 5분 정도 골고루 섞어 준다.

4. 3에 1,2를 붓고 반죽이 부드럽게 한 덩어리가 될 때까지 골고루 섞어준다.
5. 도마나 싱크대 위에 밀가루를 조금 뿌리고 그 위에 반죽을 매끈하게 될 때까지 치댄다.
6. 실내온도(섭씨37도)에 반죽 위에 비닐을 덮고 수건이나 천을 덮어 30분 정도 두면 실제 반죽의 크기보다 2배 정도로 부푼다.

7. 6의 반죽을 주먹으로 두들겨서 반죽 속의 공기를 빼내고 다시 치댄다.
8. 둥글게 혹은 네모지게 피자 반죽(pizza dough)의 모양을 잡아 다시 실온에서 10분 정도 둔다.
9. 토마토소스와 피자 토핑을 얹어 섭씨 20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15분 이상 구워낸다.

TIP
이스트의 종류를 선택할 때 파우더 타입의 이스트는 레시피 분량의 40%량만 사용한다. 하지만 버터 모양으로 생긴 프레시 이스트(Fresh Yeast)는 사용하기도 좋지만 파우더 타입보다 건강에 좋다. 쓰고 남은 이스트는 비닐 봉지에 넣어 반드시 냉장 보관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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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칼럼니스트 정성숙 님은…
이화여자대학교 가정대학을 졸업하고 종합여성지 ‘주부생활’, ‘여성동아’, 그리고 요리전문지 ‘에쎈’의 기자를 거쳐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까사리빙(Casa Living)’과 ‘데코 마담휘가로’의 편집장을 지냈다.

2003년 8월 밴쿠버로 이민 온 이후 현재 Vancouver Community College에서 ‘Culinary Arts’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alkong2001@yahoo.co.kr

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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