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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즈 콤플렉스? 테크닉을 당할순 없지

[곽대희 코너] 테크닉과 사이즈 남자들 사이에서는 목욕탕이 원초적 본능의 대결장이라는 것을 잘 안다. 즉 사이즈가 큰 페니스의 소유자는 당당한 자세로 지배적 위치에 서는 반면에 스몰 페니스의 소유자는 한껏 기가 죽어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욕탕이라는 곳이다. 이것은 육체적으로 강자가 많은 여성들을 독점적으로 거느리던 원시부족시대의 잠재의식이 아직도 소멸되지 않고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사회적 강자는 페니스에 있어서도 강자라는 의식이다.

그러나 이런 개념은 남성들 사회의 전유물은 아니다. 미국의 하이테 리포트를 보면 여성들 역시 큰 페니스에 매력을 느끼고 거근 남성과의 섹스를 흔히 상상한다고 되어 있다. 그 증거로 여성들끼리 나누는 섹스 이야기 중에 큰 페니스를 주제로 한 것들이 단연 수위를 점한다고 한다.

그런데 성과학의 입장에서 보면 중요한 것은 성기 사이즈가 아니라 섹스 테크닉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동양인들의 성기 사이즈에 집착하는 일반적 성향이다. 그것을 반영하여 일본의 황색소설 가운데는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명기의 소유자와 거포를 소지한 남성이 조우하여 벌이는 동물적 섹스 장면이 등장한다. 그래야만 독자들의 인기를 끈다는 것이 출판계의 불문율이다.

그러나 프리섹스의 나라 구미에서는, 좀더 노골적으로 성행위 자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데, 그 주제가 되는 것은 성기 사이즈가 아니라 다양한 체위가 소설 속에 소개되는 것을 본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구운몽'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 구미에서는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 장안의 지가(紙價)를 올리는 차이와 비슷하다. 이것은 섹스의 목적이 생식의 달성에 있지 않고 쾌락의 추구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데서 빚어지는 문화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부부들 역시 행복을 배가하려면 미국인처럼 부부 사이의 성적 쾌락을 찾을 필요가 있고, 그것은 다양한 체위 구사로서 어느 정도 달성될 수가 있다. 체위의 변화에 따라 여성의 감도가 달라지고 여체의 그런 변화는 성취감을 중요시하는 남성의 성적 충동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는다. 말하자면 올코트 프레싱과 같은 전략으로 음부에 배치된 모든 감각신경을 자극하면 아무리 거북이처럼 흥분성이 느린 것이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좀더 폭넓고 강한 자극을 받을 것은 능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직 성기능이 개발되어 있지 않은 여성이 섹스에 눈을 뜨게 만들어 준다.

흔히들 소설에서는 섹스가 말초적인 접촉처럼 묘사되곤 하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그것은 감각기관을 통한 뇌와 뇌 사이의 신경적 커뮤니케이션이고 인격과 인격의 교류 현장이라는 표현이 적정하다. 남녀가 상호간 애정이나 신뢰가 없으면 어떤 체위로도 참된 오르가즘을 얻기가 어려우며 반대로 남녀의 마음이 딱 맞기만 하면 어떤 체위, 어떤 자세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성에 관한 저술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는 일본의 출판물에서 보면 인간이 구사할 수 있는 체위의 종류는 48가지라고 한다. 범인(凡人)으로서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아크로바트식 체위까지 계산하면 더 많은 접촉방식은 수적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주석을 달아놓은 저술도 있다.

하지만 꼭 이런 식의 어려운 체위로 접촉하는 것이 효과만점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주부들 가운데도 남편이 즐기는 후배위, 속칭 애니멀 포즈가 굴욕적이어서 이혼하겠다는 여성을 성생활 상담에서 만난 일이 있었다. 그런 불만을 가진 여성들을 인터뷰해 보면 문제가 체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애정부재에 있음이 곧 드러난다. 체위를 구실로 이혼소송이 논의되는 것은 평상시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못했던 증거라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물론 인간의 섹스 형태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남녀가 얼굴을 마주 대하고 행하는 대면위의 성교섭이다. 이 포즈는 사람이 영장류동물로부터 진화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체위로서 이것이 갖는 장점은 서로 표정을 주고받음으로써 신뢰를 구축하고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편리함이다. 그런 장점 때문에 러브 섹스를 중요시하는 여성은 이 포즈만을 고집한다.

유교의 영향으로 상스러운 표현을 되도록 절제하던 우리나라에는 그런 말이 없지만 일본에서는 성교를 표현하는 마구와이(눈맞춤)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빤히 쳐다보고 애정을 서로 확인하는 것이 섹스의 기본이라는 의미가 그 말에 담겨져 있는 것 같다. 그 때문인지 일본인 가정에서는 남상여하의 체위가 가장 보편적인 섹스라고 한다. <곽대희 피부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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