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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동산 심리전' 펼쳐도 오름세는 여전

[부동산]목동·분당·용인 되레 더 올라
정부 부동산 구두 심리전 펼쳤는데 …


정부의 잇따른 버블(bubble.거품) 경고에도 서울 강남권 등 인기 지역 아파트값 오름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지목한 '버블 세븐' 지역인 목동.분당.용인 등지는 오름폭이 되레 커졌다. 집주인들이 버블 경고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중개업자들은 분석했다. 다만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거래는 거의 끊겼고, 가격 변동성이 큰 강남권 재건축아파트는 일부 싼값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이 19일 내놓은 아파트 시세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지역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평균 0.5% 올랐다. 2주 전 상승률(0.3%)보다 0.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강남.서초.송파구가 포함된 강남 지역 상승률도 지난주 0.3%에서 이번주 0.5%로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19일)에서도 강남권은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약간 줄어들었지만(0.49%→0.39%) 여전히 강세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35평형은 전주보다 1000만원 오른 10억~10억5000만원이다. 도곡동 S공인 김모 사장은 "일부 집주인이 정부의 버블 경고를 집값을 잡기 위한 '구두 경고'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어 호가가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목동이 포함된 양천구는 이번주 2.20% 올라 상승률이 2주 전(0.54%)의 네 배다. 분당(0.73%→0.77%), 용인(0.41%→0.63%)도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분당 서현동 해내밀공인 이효성 사장은 "집주인들이 8월 판교 중대형 분양까지는 오를 것으로 기대하며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매수자들은 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관망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매도.매수 호가 차이가 최고 2억원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중개업자들은 전했다.

오름세는 버블 세븐 이외 지역인 일산.산본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산본신도시 세종 주공 6단지 26평형은 1억8500만원으로 일주일 새 500만원 올랐다. S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많지 않아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일부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17평형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주말보다 4000만원 떨어졌다. 태양공인 박효근 사장은 "버블 세븐 경고와 관계없이 3.30 부동산대책 이후 시장을 관망하던 일부 투자자가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매물은 단지 전체에서 한두 건 정도"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연구원은 "매수세가 위축돼 당분간 집값이 숨고르기를 할 것"이라며 "하지만 공급 확대 등 근본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하락하더라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급등한 주택 가격 때문에 골머리를 썩기는 한국과 미국이 닮은꼴이지만, 두 나라 정책 당국자들의 대응 방식은 사뭇 다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의 신규 주택 판매와 기존 주택 거래가 줄어들고 있다"며 "주택 가격의 상승세가 최근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signs)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택 가격이) 질서 있고 온건하게 냉각(moderate kind of cooling)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가격 상승세가 멈췄다"거나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식의 단정적이고 과격한 말은 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시장 상황을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반면 요즘 한국 정부 당국자들의 발언은 거침없다. "강남 3구의 집값은 과거 일본의 버블이 꺼지기 직전 수준이다"(한덕수 경제부총리), "일부 지역에선 버블이 이미 붕괴하고 있다"(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는 등 작심한 듯 연일 버블론을 펼치고 있다.

숙명여대 강인수(경제학부) 교수는 "비슷한 사안에 대해 미국은 '냉각(Cooling)', 한국은 '붕괴(Collapse)'라고 표현하는 데서 두 나라 당국자들의 기본적인 문제 접근 자세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래에셋 이정호 리서치센터장은 "수출과 주식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택 가격마저 급락하면 하반기 이후 경기가 엉망이 될 수도 있다"며 "정책 당국자들은 공적인 발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김준현 기자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06-06-20 12:45:24 경제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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