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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함께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

‘혼자 꿈을 꾸면 꿈에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시작입니다.’-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

예술가는 꿈꾼다. 예술가의 꿈은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다. 비록 절망과 고독, 고통과 좌절에 시달려도 예술가는 한계를 허물고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한다.

색의 마술사, 건축치료사.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바서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이상적인 세상을 위해 자신의 꿈을 화폭에 담는다. 훈데르트바서(1928-2000)는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쉴레와 함께 오스트리아 출신 최고의 화가이자 환경 건축가로 존경받는다. 그의 작품은 다양한 나선을 겹겹이 쌓아 강력한 색체를 중첩되게 함으로써 생명의 무한함을 표현한다. 나선은 물리 공간에서 나사 모양의 곡선인데 평면에서는 소용돌이 모양의 곡선이다. 그의 작품 속 나선은 생명과 죽음을 상징한다. 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지 않는 끝없이 돌고 있는 나선은 끝도 시작도 없는 인간의 삶과 흡사하게 닮아있다.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훈데르트바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으로 외가 친척 69명이 몰살 당하는 참극을 목격하고 유대인 거주지구(게토)에 강제 이주돼 유태인 어머니와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낸다. 이때의 깊은 상처는 평생토록 그에게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신념을 갖게 한다. 스스로 개명한 ‘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에 흐르는 백 개의 강’이란 그의 이름은 그의 삶과 예술에 흐르는 평화와 지상낙원을 꿈꾸는 예술가적 정신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자연이 가진 모든 색을 화폭에 담으려 한 그의 작품은 어둠 속에서 찬란한 빛을 발한다. 자연이 가진 생명력을 순수하고 아름다운 색으로 표현한 그의 작품은 동심의 순수함이 자유롭고 대담한 칼러와 어우러져 평화와 공존을 노래한다.

그는 그림 속 화가가 아니라 실천하는 선구자, 행동하는 화가, 환경운동가로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는 건축가로서의 신념을 작품 속에 쏟아부었다. ‘건축은 네모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탄생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건축을 통해 지상낙원을 실현하려는 그의 꿈이 녹아 있다. 훈데르트바서는 자연보호, 산림운동, 반핵운동 등 예술 밖에서도 활발한 운동을 실천한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다. 일생을 환경보호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헌신한 그는 태평양을 항해하던 엘리자베스 2호 갑판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 뉴질랜드에 있는 그의 땅 ‘행복한 죽음의 정원’ 안에 있는 튤립나무 아래 자연과 어우러져 영원히 잠들었다.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Regentag Dunkelbunt Hundertwasser 1928-2000)의 1966년 작품 ‘노란 집들’에는 창문이 여럿 달린 두개의 노란 집과 빨간 집이 보인다. 집 창문에는 빗방울인지 눈물방울인지 알 수 없는 방울이 매달려 있다. 부드럽고 뾰족한 둥근 지붕은 궁전처럼 아름답다. 오른쪽 집 아래 창문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여자는 고독하고 슬퍼보인다. ‘함께 하지 않는 사랑을 기다리는 것은 아픕니다’라는 부제가 적절해 보인다.

화가는 빛과 색체에 희망의 메세지를 담아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기를 꿈꾼다. 함께 꾸는 꿈은 아름답다. 꿈 따라 가는 길은 넘어져도 아프지 않다. 함께 꾸는 꿈은 고통과 아픔, 절망과 죽음을 극복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채색한다. (Q7 Fine Art대표, 작가)


이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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