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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고래 싸움에 낀 새우

박종원 / 경제부 부국장
박종원 / 경제부 부국장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9/04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09/03 17:11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이 되는 거 같다.

최근 뉴스들을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제기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올 연말까지 총액 기준으로 미국은 중국서 들어오는 상품의 5000억 달러 이상에 관세를, 중국은 1100억 달러에 관세를 매기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1년 평균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체 상품규모가 5500억 달러,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상품규모가 1700억 달러 정도라는 것을 감안할 때, 양국은 관세라는 합법적인 수단을 내세워 끝장까지 가는 싸움을 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이 중국에 무역협상을 제기하면서 내놓은 요구는 여러 가지 있지만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제한(차단)하고, 시장을 전면 개방하고, 미국 기업들의 지적소유권을 인정하고 보상하는 내용 등이 들어있다.

겉으로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지만 실제 안으로는 공산당 일당독재와 통제경제를 통해 '중국몽'을 지향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국영기업에 대한 통제와 지원을 포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근본적으로 중국이 서방 선진국 수준으로 기업의 자유로운 이윤추구를 허용하기 어렵다. 이것은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계급간의 수탈에 대한 역사적 두려움, 공산당 독재와 지배를 공시하고 있는 국가체제, 13억 인구의 생존전략, 중국과 중국인 내부에 잠재하고 있는 '콴시'라는 특유의 소수 집단주의 등을 감안할 때 중국은 '망할 때까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시장과 기업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지적소유권에 대해 보상하라는 미국의 요구도 100% 받아들이기 어렵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들은 가전제품과 장난감, 의류, 가구, 가재 도구, 산업기계 및 장비 및 공구 등 전방위적인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이들 중 화웨이의 5G 차세대 통신기술과 장비 등 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체 과학기술이 아닌 모조, 재현, 변형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들 상품들에 지적소유권을 매기면 중국은 지적소유권이라는 무형의 가치를 보상하기 위해 앞으로 수백 억, 수천 억 달러에 달하는 로열티를 지속해서 지불해야 하는 입장이 된다. 중국은 이를 '기술적으로 미국에 노예처럼 종속된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폭탄 세례를 맞고, 좀 지나치다 싶은 언사로 수모를 당하면서도 선뜻 미국의 요구대로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모택동 주석이 핑퐁외교를 통해 양국간 수교를 맺은 뒤 거의 50년 만에 이 같은 큰 변화가 생겼다. 당시에 미국과 중국의 국력 차는 하늘과 땅 차이였지만, 지금의 중국은 엄청난 인구와 생산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경제는 물론 국가안보와 세계 지배력을 위협하는 경쟁국으로 변모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미국이 중국과의 수교를 추진했던 이유에 대해 중국을 구 소련으로부터 분리하고, 제3세계권 맹주인 중국과 친해짐으로써 아시아와 아랍 등 전세계 군소 국가들을 끌어안으려는 전략적 목적이 있었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나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고래 싸움'은 미국에 사는 한인들 입장에서는 생필품 가격이 오르고, 중국 자금 유입과 투자가 감소하는 등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흥기는 인접국인 북한에게도 영향을 미쳐 핵과 미사일 위협, 대남 적화공세 등 조국의 국가안보에도 알게 모르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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