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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애플의 기존 고객 다지기

세상에서 가장 비싼 사과, 가장 독창적인 사과를 만들어내는 농장은 바로 애플(Apple Inc.)이다. 애플이 오늘(10일) 아이폰11을 비롯해 애플워치, 애플TV 등 신제품을 발표한다.

상당수 일반인은 애플을 맥컴퓨터와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드는 하드웨어 회사로만 인식한다. 그러나 애플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

20일 전에는 애플카드를 출시했다. 애플페이에 이어 애플카드까지, 그리고 가상화폐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애플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보를 보이는 것일까?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한국의 재벌처럼 문어발식 수익의 다각화를 노리는 것일까?

애플카드 출시 배경에 대해 CNBC는 "애플이 금융 서비스업에 진출하려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 고객을 붙잡아 두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한계에 도달하면서 아이폰 역시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 시기가 왔다.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아이폰이 디자인이든, 기능이든 경쟁사 제품이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 그런데 제품 기능을 혁신하는 것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디자인 분야에서 혁신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좁다. 그동안 유지했던 고가 정책을 바꾸는 것은 더 어렵다.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바꿀 수 있는 것은 향상된 카메라 기능과 조금 빨라진 속도, 사용시간이 조금 길어진 건전지 수명 정도다. 소비자의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애플은 이 같은 우려를 최소화하고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 처음 아이폰이 나올 때부터 '앱'이라는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생태계도 안드로이드폰 계열 등 경쟁자들이 빠른 속도로 구축하면서 신선함이 사라지고 있다. 새로운 변화가 절실했다.

애플은 그 변화의 시발점을 기존 고객 다지기로 본 것이다.

새 고객을 더 늘리기보다는 기존 기기와 생태계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더 편리한 혜택을 제공해 이탈을 막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점차 확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가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애플카드 출시로 다양한 결제 데이터를 얻고 이 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애플카드 외에도 전반적으로 구독 서비스 부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기존에 제공하고 있던 애플 뮤직, 애플 뉴스 플러스, 아이클라우드 스토리지, 애플케어 플러스 외에 지난 3월 말에는 아케이드 게임 구독 서비스와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 플러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독자에 대한 서비스 강화를 통해 생명력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전략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애플이 펼치는 새 사업이 겉으로는 콘텐츠 사업이나 금융업 진출 등으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은 사용자 편의성에 기반을 두면서 그들의 주력 제품군을 지키려는 전략이다.

20세기가 회사에서 물건을 먼저 만들고 이를 소비자에게 알려 사가라는 식이었다면, 21세기는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 여기에 최대한 근접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애플이 변신하는 모습은 이런 패턴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달라진 세상에서는 달라진 방식이 필요하다.

"영원히 승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란 없다. 끊임없는 혁신만이 있을 뿐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이다.


김병일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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