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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값 오르자 중가주 '하이테크 아몬드 도둑' 극성

운송회사 해킹 신분 도용
가짜 선적 서류 들고 와
트럭에 싣고 간 후 빼돌려
지난해 피해액 460만달러

최근 몇년동안 아몬드, 호두, 피스타치오 등 견과류 가격이 치솟으면서 세계 최대 아몬드 산지인 캘리포니아 중가주 지역에 견과류 사기 절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좀도둑이 아니라 선박 운송회사를 해킹해 신분을 도용한 후 가짜 선적 서류를 들고 와 트럭에 수십만 달러씩의 견과류를 실어가는 기업형 조직 범죄로 지난해에만 견과류 업체들이 460만달러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보고된 절도 건수는 모두 31건인데 한번에 15만 달러에서 50만 달러씩 피해를 입었고 카로 너트(Caro Nut)사는 6번이나 범죄 조직의 타겟이 되면서 120만 달러 상당의 견과류를 도난당했다. 카로 너트사의 경우, 베트남과 아프리카에서 수입해 프레즈노 공장에서 볶고 소금 양념을 해 포장까지 끝낸 캐슈넛을 주로 도난당했다.

카로 너트사의 토드 크로스웰 제너럴 매니저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식으로 여러차례 피해를 입으면 금액도 금액이지만 정신적인 충격이 크다"면서 "또다시 절도범의 먹이가 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보안방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장에서 항구까지 운송을 맡은 트럭 운전사가 25명 정도 되는데 그들 모두의 사진을 찍고 지문을 채취해 일일이 대조한 후 물건을 내주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절도범에 대한 크로스웰 매니저의 두려움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그는 "그들이 누구이든 간에 우리가 하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들은 우리 시스템을 무력화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결국은 또다시 절도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라이즌 너트 컴퍼니도 카로 너트와 비슷한 일을 당했다. 트럭회사는 합법적으로 보였고 선적 서류가 깔끔해보이지는 않았지만 브로커는 전화 몇 통을 돌려본 후 트레일러에 4만5000파운드의 피스타치오를 실어서 동부 해안으로 보내라고 말했다. 그런데 동부로 가야할 트럭은 LA 롱비치항으로 향했고 채 몇시간도 안돼 4만5000파운드의 피스타치오는 사라져버렸다.

사기 절도는 지난해 유독 기승을 부렸지만 지난 4년간의 피해액을 모두 합하면 760만 달러에 이른다.

지난 14일에는 사기 절도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견과류 재배 농부와 가공업주, 선적업주 150여명이 중가주 모데스토에 있는 컨벤션센터에 모였다. 지난 5개월 동안 두번째 열린 비상대책 모임이다.

모임을 주도한 서부 농작물 가공협회 로저 이솜 회장은 "아몬드를 도둑 맞고 피스타치오를 도둑 맞고 심지어 우리가 재배하지 않고 가공만 하는 캐슈넛까지 도둑 맞았다. 우리 누구도 이런 절도에서 안전하지 않다"며 "아몬드는 시리얼 넘버도 없고 무슨 장치를 가동해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져가버리면 끝이다"라고 한탄했다.

모임이 열린 바로 이날 아침에도 견과류 가공업체 튜레어는 3만 파운드의 아몬드를 도난당했다. 공장에서 아몬드를 가져갔는데 배달돼야 할 장소에 트럭이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 경찰과 보험사 조사요원, 연방수사국(FBI)가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결과는 아직까지 신통치 않다. 롱비치항으로 향한 트럭을 잡아 용의자 1명을 체포했으나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자세한 사항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 조사요원인 스콜 코넬은 LA타임스에 "용의자가 해외 범죄조직과 연계된 것 같다"는 귀띔을 했다.

사태가 계속 악화되자 이 지역 주 하원의원인 크리스틴 올슨은 주 차원에서 화물 절도범들을 잡는 공동 태스크포스팀을 꾸릴 수 있도록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는 전세계 아몬드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주 아몬드는 미국에서 가장 수입이 높은 농작물에 속한다. 올들어 가격이 좀 주춤하기는 했지만 긴 가뭄으로 생산량이 준 반면 중국 등에서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파운드 당 5달러가 넘기도 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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