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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대전 때 군용기 몰았던 '그녀들' 이제 알링턴 묘지 안장

부족한 남성 조종사 대신
후방서 군용기 배달 활약
민간인이라 국립묘지 불허
하원서 드디어 법안 통과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스벨트는 그들을 "사용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무기"라 칭했다. 1941년 12월7일 일본의 진주만 기습 공격으로 미국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참전을 결정한 후 전투기를 몰 남성 조종사들이 부족하자 이들은 남성 대신 후방에서 군용기를 몰았다. 후방은 자신들이 맡고 남성 조종사는 1명이라도 더 전장에 보내기 위해서였다.

민간 비행기 조종사 출신의 이들은 사관후보생과 같은 혹독한 훈련을 받은 후 미 전역의 군수공장에서 만든 수송기, 전투기, 폭격기 등 온갖 종류의 군용기를 몰고 군사기지로 배달을 했고 전투대원, 응급환자, 폭탄을 실어나르는 것은 물론 야포사격 훈련용 표적물을 항공기 뒤편에 매달고 비행하면서 가상 표적이 되기도 했다.'여성 공군 파일럿'(Women Airforce Service Pilots·WASP) 소속으로 활동한 여성 조종사는 모두 1100여명. 임무 수행 중 숨진 조종사가 38명이고 세월이 흘러 하나둘씩 세상을 뜨면서 현재 300명 남짓 생존해있다.

의회는 12일 WASP 소속 여성 조종사들의 알링턴 국립묘지 안장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생존자들은 물론 이미 고인이 된 조종사들도 유족들이 원하면 유해를 국립묘지에 안장할 수 있도록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곧 법안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들이 뒤늦게 나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된 것은 지난해 4월 숨진 여성 조종사 출신의 일레인 D 하먼의 사연이 알려지면서다. 하먼의 유족들은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싶다는 하먼의 편지를 발견하고 안장을 추진했지만 미군은 그가 군인이 아니라 보훈처를 위해 일한 민간인이었다는 이유로 안장을 불허했다. 유족들은 장례를 치르는 대신 여성 공군 조종사들의 존재를 알리는 노력을 시작했다.



미 공군 사상 첫 여성 전투 조종사 출신인 애리조나주 마사 맥샐리 연방 하원의원이 총대를 맺다. 맥샐리 의원은 "국방부가 임무를 여성에게도 개방했지만 개척자였던 여성 조종사들에게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는 문을 닫아 놓았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라며 세계대전에 참전한 여성 조종사들이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얻어 마침내 이날 하원 통과라는 쾌거를 이뤘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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