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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먼저 살고 보자' 사납고 거칠어진 세계

2016 세계 10대 뉴스
도덕주의 가면 벗어 던진 트럼프 당선
브뤼셀에서 니스, 베를린까지 잇단 테러

대안우파(Alt-right), 탈진실(post-truth), 초현실적인(surreal), 제노포비아(xenophobia)…. 세계의 사전들과 언론들이 '2016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것들이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선정한 '대안우파'는 극우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국수주의자를 의미하고 미국을 대표하는 영어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선정한 'surreal'은 믿을 수없는, 비현실적인이라는 뜻이다. 미국의 온라인 사전사이트 딕셔너리닷컴은 외국인 혐오를 뜻하는 '제노포비아'를 올해의 단어로 택했다.

2016년 세계는 참으로 사납고 거칠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는 등 극우세력이 득세를 했고 미국에서는 거침없는 막말로 백인 우월주의에 호소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EU 수도 브뤼셀에서 시작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는 프랑스 니스를 거쳐 독일 베를린까지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미국에서도 이슬람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외로운 늑대'의 자생 테러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49명이 숨지며 미국 사상 최악의 테러가 발생했다. 국가는 국가대로, 인종은 인종대로, 계층은 계층대로 그동안 남들 눈치 보느라 원치 않아도 쓰고 있어야했던 도덕주의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반이민, 보호무역 등 '나 먼저 살고 보자' 맨얼굴을 드러낸 2016 세계의 모습을 10대 뉴스로 정리했다.

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만 해도,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 점친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백인우월주의에 바탕한 인종차별적 막말과 보호무역주의라는 두 무기로 공화당 중심세력을 하나둘씩 제쳤고 멕시코 장벽 설치, 무슬림 입국 금지 등 '대통령답지 않은' 거친 행동과 전술로 오히려 '정치적 올바름'에 지친 백인 노동자 계층으로부터 '무조건 지지'를 얻어냈다. 백인들이 역차별로 인식하는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대, 불법 이민 반대, 미국 산업과 일자리 보호, 안보에 있어 무임승차를 하고 있는 나라들이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게 하겠다는 그의 발언은 '성난 백인'들을 결집시켰고 대놓고 트럼프를 지지하진 못했지만 투표장에서 그를 선택한 백인 보수층의 숨은 표로 결국 트럼프는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미국은 물론 세계를 놀라게 했다.

2. 브렉시트와 극우세력 득세

영국의 EU 탈퇴 결정은 국제질서의 큰 축인 EU를 뒤흔든 사건이었다. 영국인들은 6월23일 국민투표를 통해 가입 43년 만에 EU에서 탈퇴하는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잔류가 우세한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탈퇴 51.9%, 잔류 48.1%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사임하고 여성 총리인 테리사 메이가 취임했다. 영국민의 브렉시트 결정은 경제난과 테러 우려에 난민 문제까지 심각해지자 반이민 정서가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영국의 EU 탈퇴 결정을 계기로 유럽의 극우파들은 더욱 힘을 키우고 있다. 브렉시트를 환영한다고 밝힌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새해에 열릴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에 오를 듯 보인다. 독일의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은 9월 동북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의회 선거에서 집권 기독민주당을 제치고 2위를 했으며, 내년 총선에서도 상당한 득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각국에서 극우파들이 득세하면서 EU 탈퇴 목소리도 같이 높아져 EU가 붕괴될 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3. 유럽서 미국까지 끝없는 테러

2016년 세계 곳곳에서는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는 지난 3월22일 자벤템 국제공항과 시내 지하철역 등에서 벌어진 연쇄폭발로 30명 넘게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불특정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 타깃 테러로, 사건 당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브뤼셀은 EU 본부가 있는 정치적 상징성을 지닌 데다, 무슬림 이민자들의 실업률이 높아 최근 유럽 테러의 온상으로 떠올랐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인 7월14일에는 프랑스 남부 해변도시 니스에서 IS의 영향을 받은 남성이 트럭을 몰고 돌진해 86명이 숨졌다. 프랑스는 지난해 130명이 희생된 파리 테러에 이어 올해도 대형 테러라는 참사를 겪었다. 12월19일에는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니스 테러를 흉내낸 듯한 트럭 돌진 테러가 일어나 적어도 12명이 숨졌다. 터키 이스탄불의 공항에서도 지난 6월 폭탄테러가 발생해 36명이 숨졌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게이 나이트클럽에서는 지난 4월12일 미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49명이 숨졌다. 범인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으로, 범행 직전 911에 전화를 걸어 IS에 충성서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4. 시리아 알레포의 비극

2011년 3월 바샤르 아사드 정부를 반대하는 민주화 시위로 촉발된 시리아 내전으로 약 40만명이 숨지고, 481만명이 국외 난민이 됐고, 시리아 국내에서도 630만명이 난민이 됐다. 시리아 내전은 인근 중동 국가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난민 사태를 불러와, 영국의 EU 탈퇴와 반이슬람 포퓰리즘 확산의 배경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아사드 정부군이 지난 12월23일 알레포를 완전 탈환하면서 그동안 고립됐던 25만명 주민들의 탈출이 시작돼 난민 위기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5. 지카 바이러스 비상사태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세계가 공포에 휩싸였다. 이집트숲모기를 통해 전파되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150만명을 넘어섰는데 특히 브라질에서 피해가 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연기 주장과 불참 선수까지 나오는 등 파문이 적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에 2월 1일 국제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가 11월 18일에 해제했다.

이밖에 노벨문학상에 1960년대 반전운동의 상징인 가수 밥 딜런이 선정돼 화제가 됐다.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이끌었던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11월26일 90세를 일기로 타계한 것도 세계 주요뉴스를 장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원자폭탄 피폭지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답례로 일본군이 기습 공격했던 하와이 진주만을 찾아 당시 침몰한 미 전함 애리조나호 위에 조성된 애리조나 기념관에 헌화하며 역사적 화해를 연출한 것도 10대 뉴스에 올랐다.

브라질에서는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국영은행 돈을 차입해 재정적자 폭을 줄인 연방회계법 위반 혐의로 보수 야당이 주도한 의회 표결에서 탄핵을 당해 14년 좌파 정권이 막을 내렸다.

필리핀에서는 '필리핀의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3개월간 약 3000명의 마약 용의자를 사살하며 초법적인 마약과의 전쟁을 벌여 인권 논란을 벌이고 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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