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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임을 자각하고 전문가 도움 청해야"

한인들 가정폭력 악순환 반복
"괜찮아지겠지"라는 안이한 태도
가정폭력 예방 및 지원 정보 몰라

# 서류미비자로 미국에서 15년째 거주하는 B씨 가족은 아버지의 분노조절장애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성인이 된 B씨는 “아버지가 화가 나거나 본인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일을 반복한다”면서 “어머니와 누나에게 손찌검도 하고 칼을 들고 위협까지 한다. 경찰에 신고하고 싶지만 서류미비자 신분이라 추방당할까 무서워 참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 한국에서 한인 2세와 중매결혼 후 남부 소도시로 이민 온 A씨(20대)는 최근 LA로 도망 왔다. A씨의 신혼생활은 시작부터 미국에 온 뒤부터 망가졌다. A씨에 따르면 남편은 폭언을 일삼고 보란 듯이 바람도 피웠다. A씨는 남편이 폭행하자 이혼을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A씨는 LA로 도망와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의 문을 두드렸다.

가정폭력에 노출된 한인 대부분이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도 모른 채 참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가정폭력 예방 및 지원 정보를 몰라 악순환도 계속되고 있다.

가정폭력 예방단체에 따르면 한인 가정폭력 피해자는 가해자의 행위가 ‘폭력’이라는 사실도 모를 때가 많다. 한인 피해자가 ‘순간의 위기만 지나가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해 상황이 더 나빠지기도 한다. 특히 가정폭력에 노출된 자녀는 폭력 성향을 내면화해 훗날 똑같은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한인가정상담소 정은영 매니저는 “한인 가정은 가정폭력을 집안문제로 여겨 덮고 지나가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면서 “하지만 가정폭력 가해자의 70~80%가 유년시절 가정폭력에 노출된 경우다. 폭력을 정당화하기 때문에 한번 시작하면 더 나빠진다”고 설명했다.

가정폭력의 정의와 유형을 이해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가정폭력은 가해자가 타인을 힘(금전 포함)으로 행동을 통제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언어폭력 ▶분노조절장애 ▶금전을 이유로 한 재정 학대 ▶물건 집어 던지기 ▶폭행 모두 가정폭력 유형에 해당한다.

한인이 가정폭력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가정폭력 상담전문가는 부부 당사자의 문제를 넘어 아동학대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은영 매니저는 “한 달 가정폭력 상담전화 5~10건 모두 신변위협 등 심각한 문제에 노출된 경우다. 폭력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라도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인가정상담소와 아태여성보호센터는 한인 등 아시아계 가정폭력 피해자를 무료로 돕고 있다. 두 단체는 24시간 한국어 핫라인을 운영하며 가정폭력 상담 및 피해자 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아태여성보호센터 소미야 머피는 “이민자 가정 중 신분문제로 가정폭력을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기 주저하는 이들도 많다”면서 “LA지역 경찰은 가정폭력 피해자의 신분을 절대 문제삼지 않는다. 우리 단체도 피해자 보호소(3개월 이상)와 각종 지원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가정폭력 핫라인 한인가정상담소: 888-979-3800, 아태여성보호센터: 800-339-3940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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