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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식의 레포테인먼트] 94년간의 자존심 팔아버린 콜리시엄

스포츠가 활성화된 미국에서 가장 유서깊고 전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진 메인 스타디움인 'LA메모리얼 콜리시엄'이 팔려가게 됐다.

건물이 매각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94년간 지켜왔던 자존심을 스폰서십 때문에 잃게 됐다는 뜻이다.

가주 정부.LA시.LA카운티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으며 USC가 풋볼 홈팀 테넌트로 사용하고 있는 콜리시엄은 최근 "수익 증대를 위해 구장 명칭을 대기업에 임대하기로 했다" 고 발표했다. 새 명칭의 주인은 얼마전 오버부킹을 핑계로 멀쩡한 아시아계 승객을 강제 하차시켜 커다란 물의를 빚었던 '유나이티드 항공'(UA)으로 드러났다.

1923년 당시로는 거액인 95만달러를 들여 올림픽 전용구장으로 건설됐던 콜리시엄은 원형경기장인 로마의 콜로세움을 그대로 본뜬 디자인과 명칭으로 10만명을 수용하는 매머드 구장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1932.1984년 두차례나 여름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사용됐으며 오는 9월 개최지 투표에서 파리를 제칠 경우 2024년 세번째 올림픽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스포츠의 명소'다. 다저 스타디움에서도 VIP용 클럽 시트를 운영하고 있는 UA는 구장 명칭을 '유나이티드 항공 메모리얼 콜리시엄'으로 바꾸는 조건으로 운영권을 확보한 USC측에 향후 15년간 7000만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정부로부터 경기장 매니지먼트 권리를 확보한 USC는 2019년까지 2억7000만달러의 자체예산을 들여 노후한 콜리시엄을 최첨단 시설로 리모델링할 예정인데 이번 합의로 예산의 상당부분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그렇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당장 USC 동문회.LA지역의 스포츠 팬들은 "돈 때문에 품위와 역사.자존심을 팔았다"며 항의를 시작했다.

또 구장 이름 변경에 따라 수십년간 '트로이 군단'의 시즌티켓을 구입해왔던 단골 풋볼팬들은 추가 기부금을 내지 않을 경우 나쁜 자리로 밀려나는 된서리를 맞게 된 것이다.

프로풋볼(NFL) 홈팀인 LA 램스 역시 지난 겨울철 폭우로 잉글우드 신축구장 공사가 지연되며 당초 예상보다 1년 길어진 2019년 시즌까지 이름이 달라진 콜리시엄을 사용케 됐다.

한인타운에서 남쪽으로 불과 3마일 떨어진 콜리시엄의 명칭 논란을 보며 '모든 일이 나아지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며 돈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수 없다'는 상식적 명제가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bong.hwashik@koreadaily.com


봉화식 스포츠부 부장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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