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82.0°

2020.09.24(Thu)

[삶과 추억] 종로 약국을 1조 제약사로…한국 ‘신약의 개척자’

  • 글꼴 확대하기
  • 글꼴 축소하기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8/02 08:04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신약 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
국내 첫 개량신약 개발, 기술 수출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





한국 제약 산업의 도약을 이끈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2일 숙환으로 타계했다. 80세.

임 회장은 중앙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서울 종로에 ‘임성기 약국’을 열어 서울 시내 ‘3대 약국’으로 키웠다. 1973년 한미약품을 창업하고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로 이끌었다.

임 회장은 제네릭(복제약)에만 의존하던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이라는 화두를 던진 인물로 꼽힌다. 고인은 1990년대까지 제네릭 판매로 쌓은 수익을 개량 신약 개발과 혁신 신약 완성이라는 장단기 ‘한국형 연구·개발(R&D)’ 전략에 따라 투자했다. 국내 제약업계 최초의 개량 신약 개발이 그 결과였다. 평소 임 회장은 “신약 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고 했다.

한미약품은 1989년 국내 제약사 최초로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에 성공했다. 다국적 제약사 로슈에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의 개량 제법 기술을 수출했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에 ‘마이크로에멀젼’ 제제 기술을 당시 최고 액수인 6300만 달러(약 750억원)에 이전했다. 2015년 한 해 총 7건의 대형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글로벌 제약기업에 잇따라 성사시키며 수조 원대의 기술료 계약을 맺었다.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최대 20%를 혁신 신약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R&D 투자 금액은 약 2조원에 이른다.

고인은 2010년 창사 이래 첫 적자가 났을 때도 R&D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2016년 폐암 치료 혁신신약 ‘올무티닙’의 개발이 기술 반납으로 좌초했을 때도 “신약 개발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나를 믿고 R&D에 더 매진해 달라. R&D를 하지 않는 제약사는 죽은 기업”이라고 직원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2016년 그룹사 임직원 2800여 명에게 1100억원 규모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증여하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송영숙씨와 아들 종윤·종훈씨, 딸 주현씨 등이 있다.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른다. 발인은 6일 오전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조앤 박 재정전문가

조앤 박 재정전문가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