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노예어부' 1년여 추적 … 꽃보다 아름다운 여기자들

올해 퓰리처상 언론 부문 수상 11명이 여성

AP통신 여기자 4인방
기사로 2000명 자유 찾아줘
중동지역 여성 인권 고발
빈곤층 삶 생생히 전달
정의롭고 용감한 취재로
세상의 빛과 소금역 자임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빛나는 외모에서가 아니라 내면으로부터 우러나온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명백하게 증명됐다.

아름다운 봄꽃이 만개한 지난주 초, 용감하고 정의로움으로 세상에 빛을 비춰준 아름다운 여기자들의 향기 짙은 스토리가 전세계를 감동시켰다.

지난 18일 발표된 100주년 기념 퓰리처상 저널리즘 부문에는 무려 11명의 여기자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저널리즘과 문학.드라마.음악 부문으로 나뉘어 수여되는 퓰리처상의 언론 부문상이 15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명이 넘는 여기자가 저널리즘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퓰리처상 수상자라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별히 이들이 아직도 여성에게 높은 벽인 미국 저널리즘 세계에서도 '빛과 소금'이라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소명을 저버리지 않고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 실천해온 용기있고 정의로운 기자들이라는 데 전세계가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지난 월요일 뉴욕의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에서 발표된 퓰리처상의 언론부분 여성 수상자는 공공보도 부문으로 수상한 AP통신의 여기자 4인방 마서 멘도사(Martha Mendoza), 로빈 맥도웰(Robin McDowell), 에스더 투산(Esther Htusan), 마지 메이슨(Margie Mason)을 포함, 보도사진부문으로 수상한 보스턴 글로브의 사진기자 제시카 리널디(Jessica Rinaldi), 평론부문의 보스턴 글로브 파라 스토크맨(Farah Stockman), 뉴욕 타임스의 중동 전문기자 앨리사 루빈(Alissa J. Rubin), 뉴요커 매거진의 캐스린 슐츠(Kathryn Schulz)와 에밀리 너스바움(Emily Nussbaum), 탬파베이 타임스의 카라 피츠패트릭(Cara Fitzpatrick)과 리사 가트너(Lisa Gartner).

이 가운데서도 퓰리처 언론부문 중 하이라이트 상인 공공보도 부문으로 수상한 AP 여기자 4인방의 활약은 저널리스트로서가 아니라 인권운동가를 능가하는 엄청난 활약이라 전세계 저널리스트의 귀감이 된다.

이들이 파헤친 기사 '노예로부터 얻은 수산물'(Seafood from Slaves)은 동남아 바다의 해산물 채취를 위해 미얀마ㆍ캄보디아.라오스.태국.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납치된 후 강제 노동에 시달리며 동물 수준의 생활을 하는 불법노동의 실태를 고발한 내용이다.

지난해 3월부터 AP를 통해 보도된 기사에는 달콤한 꼬임으로 인신매매 고리에 걸려든 사람들이 어떻게 납치되어 외딴 섬이나 어선에 감금된 채 강제 노동에 시달리며 새우 등 해산물을 채취해 왔는지, 이들을 통해 수확물을 거둬들인 불법 상인들은 어떠한 경로로 월마트 등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로 수출해 배를 불려왔는지가 매우 심도있게 다루어져 있어 전세계를 경악시켰다.

그러나 이들의 공로는 이런 고발 내용에 앞서 기약도 없이 감금된 채 불법 노동에 시달렸던 2000여명의 노동자를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기 위해 벌였던 노력에 있다. 이들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3000여㎞ 떨어진 벤지나섬까지 찾아가 노동자들이 우리에 갇혀 노동에 시달리며 인간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폭력에 시달리다 죽은 노동자의 집단 묘지를 확인한 후 정보를 당국에 알려 노동자의 신변 확보부터 챙겼다.

2014년 동남아의 노동자들이 감금된 채 어업활동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시작한 이들 4명의 여기자는 똘똘 뭉쳐 18개월에 걸친 끈질기고 철저한 취재와 확인 작업을 통해 엄청난 사실을 알아낸 이들은 결국 보도에 앞서 당국에 알림으로써 이들의 생명을 살려냈다.

이들의 공적에 더해 한가지 부언한다면 AP 편집진의 살아있는 정의로움을 간과할 수 없다. 특종을 생명같이 여기는 저널리즘 세계에서도 이들 기자의 뜻에 따라 노동자의 인권부터 보장 받은 후 기사를 내보내는 데 동의하고 이들의 의도를 전폭 도운 AP 편집국장과 대표의 의지 역시 여기자 4인방이 혁혁한 공을 세우도록 도운 든든한 후원이었다.

AP의 또 한명 여기자인 줄리 페이스는 이들의 수상 소식을 접한 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퓰리처 영예는 여성 저널리스트를 적극 후원해 온 AP가 거둬들인 열매"라며 AP 경영진에 공을 돌렸다.

4인방 중 마서 멘도사는 지난 2000년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의 노근리 학살을 폭로한 기사로 다른 2명의 저널리스트와 함께 퓰리처상을 받은 대단한 여기자다.

뉴욕 타임스의 중동 전문기자 앨리사 루빈은 30여년간을 중동지역의 분쟁을 취재하며 특별히 이 지역 여성 인권을 고발해 온 용감한 저널리스트. 뉴욕타임스로 옮기기 전에는 LA타임스에서도 일한 바 있는 그는 2014년에는 생생한 보도를 위해 전투지역으로 취재를 나갔다 헬리콥터가 추락되면서 심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당시 헬리콥터의 기장은 숨졌으며 함께 탔던 이라크의 정부 요원 여럿이 중상을 입어 크게 뉴스가 되기도 했다.

보도사진 부문으로 수상한 보스턴 글로브의 제시카 리널디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미국 빈곤층의 실태를 메인주의 소년 스트라이더 울프의 삶을 통해 사진으로 생생하게 보여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잡지 뉴요커의 캐스린 슐츠 기자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와 자연환경 변화 등의 철저한 조사와 취재를 거쳐 미국 서부 지역의 연이은 지진 분석 기사로 퓰리처 위원회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탬파베이 타임스에서 활약하는 여기자 카라 피츠패트릭과 리사 가트너도 용감하고 정의로운 아름다운 여기자.

이번 퓰리처에서 탐사보도 부문과 지역보도 부문 2개 부문을 수상한 탬파베이 타임스의 꽃으로 불리는 이들 여기자 2인조는 교육 전문기자로 동료 마이클 라포지아와 함께 플로리다주 피넬러스 카운티의 인종 분리 학교 정책으로 인한 부작용을 다뤄 지역보도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퓰리처상 이란?

퓰리처상은 미국의 신문 저널리즘, 문학적 업적과 명예, 음악적 구성에서 가장 높은 기여자로 꼽히는 사람에게 주는 상이다. 퓰리처상은 뉴욕 시에 있는 컬럼비아 대학교 언론대학원 퓰리처상 선정위원회에 의해 관리된다. 퓰리처상은 신문왕으로 불려온 헝가리계 미국 언론인 조셉 퓰리처의 유언에 따라 50만 달러의 기금으로 1917년 창설됐다. 저널리즘에 공공서비스, 탐사보도 등 14개 부문,
문학ㆍ드라마ㆍ 음악의 5개 부문에 상이 수여된다. 저널리즘에서는 최고 권위로 ‘언론계 노벨상’ 으로 불리며 저널리스트에게는 퓰리처상이 최고의 영예다. 개최장소는 컬럼비아 대학교. 개최시기는 전년도 작품을 대상으로 하여 매년 4월 수상자가 발표되며 5월에 시상식을 한다.
공공부문 수상자에겐 금메달, 다른 수상자에겐 1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유이나 객원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