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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다윗과 골리앗-하나님의 일과 인간의 일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4/20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9/04/19 16:46

지난 컬럼에서 갑옷과 창으로 중무장한 기골이 장대한 골리앗을 갑옷도 맞지 않는 어린 소년 다윗이 무찌른 반전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 드러난 이야기의 배경에는 사자와 곰과 싸워서 이긴 다윗의 일상이 숨어 있었다. 전쟁에서 승리는 하나님의 손에 달려있다고 다윗이 고백했지만(삼상17:47), 다윗의 일상의 삶이 승리의 중요한 요소라는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면 인간은 하나님과 함께 일하는 협력자인가? 인간이 협력자라면, 구원이 오직 하나님의 은총(sola gratia)이라는 바울의 고백과 충돌되는 것은 아닌가?.

기독교 역사 속에 이 문제는 중요한 주제가운데 하나다. 특히 천주교와 개신교를 구분하는 신학적 기준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한국어 성경은 빌립보서 2장12절 후반부를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번역하고 있다. '이룬다'에 해당되는 헬라어 단어는 '완성하다'와 '열심히 노력하고 힘쓰다'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루다'는 완성하다는 의미에 가깝기 때문에, 인간이 마치 구원을 완성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어지는 13절말씀, "너희들 안에서 일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다"는 말씀을 함께 고려하면, 12절의 이 단어를 '열심히 일하라, 힘쓰라'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대부분의 영어성경은 'achieve/accomplish'가 아니라 'work out'이라고 번역하고 있다.

간혹 "구원을 위해서 열심히 애쓰고 노력하라"라는 12절을 더 강조하면 천주교에 가깝고 "너희들 안에서 일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다"라는 13절을 더 강조하면 개신교에 더 가깝다고 이해하는 경우가 있다. 비록 천주교가 인간의 자유와 자발성을 개신교 보다는 더 역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사실이지만, 천주교도 인간의 노력보다는 하나님의 은총을 훨씬 더 강조하며, 개신교도 "하나님의 일이 우리 안에서 어떻게 일어나는가" 즉, "우리도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깊이 있게 연구해왔다.

개신교인들 가운데 현대판 이단은, "개신교는 은총의 종교이기 때문에 구원을 위해서 인간은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믿는 자들이다. 개신교의 어떤 교단도 하나님의 은총이 인간의 지성과 마음 속에 갇혀서 그 어떤 열매도 맺을 필요가 없다고 이해하는 신학은 없다. 은총과 믿음을 강조하는 루터도 내적 의로움(inward righteousness)이 외적 외로움(outward righteousness)을 열매 맺는다고 주장했다. 캘빈은 '우리의 일'을 성화(sanctification)라고해석하면서 칭의와 성화를 모두 하나님의 이중은총(duplex gratia)이라고 불렀다. 우리의 일이 하나님의 일이지만 인간도 하나님의 일에 역동적으로 참여한다. 하나님의 은총이 우리를 압도한다면, 우리의 삶과 행동까지, 우리의 전 인격속에서 폭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구원을 이루는 주체인가?.

인간도 역동적으로 참여하면서 일하지만(work), 하나님의 일과 인간의 일은 그 가치와 내용이 질적으로 다르다. 인간이 하는 일은 구원을 완성하기 보다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1) 응답하고(respond), 그 희생과 사랑에 (2) 참여하며(participate), 그 놀라운 은총에 (3) 감사(give thanks to God)하는 일이다.

우리가 아무리 우리의 구원을 위해서 노력하고 애써도 그리스도의 삶.죽음.부활을 대신할 수는 없다. 구원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총이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그리스도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그 희생과 사랑에 참여하며, 그 은총에 감사하면서 '하나님의 일'을 하는 것이다. 다윗은 일상 속에서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일한 자였다. 그리고 승리는 하나님의 손에 달렸다는 것을 그의 몸과 마음으로, 그의 전 인격으로, 그의 삶으로 폭발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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