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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날 보러 와요

잠시 넓은 사거리 교차로에 정적이 왔네요

수많은 차들이 오고 가고 서 있고 복잡하지만

하얀 네모가 크게 크게 줄지어 있는 건널목에는

이제 기다리는 사람이 없네요



가방을 메고 뛰어서 더 늦기 전에 책상에 가서

앉아야 하는 직장인들이 뛰어서 건너던

8층 창문 밖으로 사람들이 팔을 흔들며 길을 건너고

카페 앞을 지나가고 천천히 산책도 하네요

적당히 얼굴과 몸짓을 알아볼 수 있는 높이

내가 알아볼게요

날 보러 와요

주어진 휴식 10일 이 지나고 이제 4일이 남았다네요

마치 우주인이 낯선 모든 것에서 보호하는 물방울 같은 막을 쓰고 있듯이

작은 원룸 공간에서 나도 보호하고 낯선 모든 것들도 차단하며

멘델스존의 느린 피아노 삼중주가 가져다주는

위로와 안도가 가득 차오르고

사거리 코너에서 돌아 나올 그대를 눈으로 찾고 있어요

날 보러 와요, 내가 찾아 낼게요


김가은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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