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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흑인 인권 운동과 공권력

지난 19일 댈라스 시위에 동참한 김기철 변호사(왼쪽 네번째)와 동료.

지난 19일 댈라스 시위에 동참한 김기철 변호사(왼쪽 네번째)와 동료.

요즈음 흑인 인권 운동 시위가 대부분의 미국 큰 도시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다.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와 미국의 남북전쟁 헌법 개정안 13·14·15 조항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아마 이 조항들이 미국의 최초 이민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세 조항의 역사적인 배경을 알면 미국에서 일어나 흑인 인권 운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수감자가 제일 많은 나라, 미국

미국 전체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5%를 차지한다. 하지만 감옥에 있는 전 세계 인구 비율은 25%를 차지한다. 다시 말해 감옥에 있는 사람 4명 중 1명은 미국에 있다는 말이다. 미국 인구 중 흑인의 비율은 12%지만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흑인의 비율은 40%를 차지한다. 3명의 흑인 남성 중 1명은 감옥에 있다. 이러한 비율은 흑인에 대한 과잉처벌이자 과잉수감, 불공평한 처벌 그리고 불평등한 처벌을 보여준다. 이는 미국의 부끄러운 노예 역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남북 전쟁 개정안: 미국 최초의 이민법



미국이 남북전쟁에서 연방정부(북부주)가 승리한 다음, 세 개의 헌법 수정안이 나온다. 13·14·15 헌법 개정안, 남북전쟁 개정안이라고 한다. 남북전쟁에서 연방정부가 승리하였기 때문에 법안이 나오게 된다. 몇 년간의 전쟁과 60만 명이 죽고 희생한 대가로 얻는 법이다.

개정안 제13조에 의해 노예제도는 1868년 폐지한다. 미국 수정 14조에 노예는 신분이 없었다. 사람이 아니라 물건이었으니까. 사람의 신분인 시민권을 주고, 시민권의 혜택을 주는 것이 수정 헌법 14조다. 그리고 14조는 시민권자로서 동등한 법의 보호와 평등권을 보장해 준다.

미국 헌법 수정안 15조는 시민권자의 권리인 투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노예제도가 거의 400년 전에 철폐가 되었지만, 아직도 그 노예제도의 영향이 지금까지 계속 미치고 있다. 그때 남부 주에 사는 백인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거의 목화 재배 노동력을 노예들이 감당하고 있었다. 엄청난 경제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자유화된 사람들을 다시 노예로 만들기 위해 그들을 범죄자로 만들어야 했다.

그들은 흑인들을 과잉 처벌 하고 적으로 만들어 ‘범죄자’로 만든 다음 그들의 자유를 빼앗으며 다시 ‘노예’로 만들었다. 바로 이 부분이 법을 집행하는 경찰과 흑인들의 끔찍한 관계의 시작인 것이다.

14조는 노예들과 그들의 자손인 미국에 태어난 사람에게 시민권을 주는 것이다. 미국은 연방제도라서 연방정부가 주는 시민권과 주정부가 주는 시민권으로 되어 있다. Citizen of the United States(미국 합중국의 시민권자) and Citizen of the State in which he lives. 그러나 남부 주에서는 해방된 노예들에게 주 시민권을 주는 것을 거부했다. 그래서 이 조항이 들어가야했다. 텍사스주에 살면, 텍사스주의 시민으로서 텍사스주의 혜택과 보호를 받아야 하므로 이 문구가 중요한 것이다. 14조 개정안 때문에 미국에서 태어나기만 하면 시민권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연방정부나 주정부는 동등한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 처음에는 평등권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있어서 제한적이었다. 1960년대에 일어난 흑인들을 위한 인권 운동은 이 평등권을 확장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동등하지만 따로 살 게 할 수 있다. ‘Equal but Separate’가 위헌이 아니었다. 사는 동네도 백인·흑인 따로 있었고, 학군도 따로, 식당도 따로, 버스로 따로, 군대로 따로 만들었다. 그것이 위헌이 아니었다. 떨어진 상태에서 연방정부, 주정부의 혜택이 모두 기득권이 있는 백인에게 쏠리게 된다. 백인과 흑인의 사회, 경제적인 차이가 나게 된다. 1960년에 와서야 이러한 처사는 평등권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판결한다. ‘Desegregation/integration(융합정책)’이 시작된다. 같이 살고, 학교·호텔·식당도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그 여파가 지금까지 미친다. 흑인 동네, 주로 가난하고 퇴보되고 범죄가 많은 우범지역이 된다. 흑인이 가난하게 된 것은 그들의 개인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런 구조적이고 조직적인 차별 때문이다.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우리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라는 구호를 외치는 이유는 그들의 삶이 짓밟혀 왔고 언제나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약 28년 전, LA 폭동을 목격했고 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그 폭동은 4명의 백인 경찰관이 로드니 킹을 무자비하게 구타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천 명이 다쳤으며 셀 수 없을 정도의 건물들이 타버리는 결과를 낳았다. 그 이후로도 많은 것들이 변하지 않았다.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지금 우리는 아주 큰 전환점에 서 있다. 변화를 위한 무언가를 해야 한다. 미국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인권과 민권의 큰 변화는 언제나 시위를 통해 이루어졌다. 더는 침묵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우리가 시위를 통해 목소리를 내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좋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김기철 / Immigration Lawyers PLLC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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