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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선거 첫날 LA투표소 현장] "현 정부 성적 C학점도 과하다"

투표 참여 한인 13명에 설문
여야 모두에 불만…한인 민심 '싸늘'
정치인 최고 덕목은 정직·도덕 꼽아
"실망스럽더라도 반드시 투표 해야"

LA는 거주 한인수나 경제력 등 여러면에서 '재외국민 1번지'로 꼽힌다. 정치적으로는 전세계 한인들의 민심을 읽을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다. 재외선거 첫날인 30일 LA총영사관 투표소에서 만난 한인들의 민심은 싸늘했다.

이날 오전 11시50분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투표소를 찾아온 16명의 한인 중 13명에게 미니 설문을 했다. 정치 성향, 현 정권의 성적표, 국회의원의 덕목 등 10가지 같은 질문을 했다. 20대 유학생부터 70대 복수국적자까지 다양한 한인들이 답변했다.

정치 성향은 진보가 7명, 중도와 보수가 각각 3명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정치색과 상관없이 한인들은 한목소리로 "현정부가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적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13명 전원이 C 이하를 선택했다. 낙제점 F가 5표다.

윤석정(58)씨는 "최근 한국에 가보니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졌더라"고 말했다. 함께 투표장을 찾은 사촌오빠 윤옥섭(62·LA)씨는 "그런데도 정치권은 여전히 X판"이라고 혀를 찼다.



야당에 대한 평가도 다르지 않았다. 스스로 '진보'라고 밝힌 정현경(40·사우스 패서디나)씨는 "지금 한국에 진정한 진보가 있기나 한 건지 모르겠다"고 야당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씨의 남편 배홍규(43)씨는 "(이번 공천은)여야 모두 특정인의 입맛, 의지대로 뒤흔들렸다. 그럴 거면 원칙은 왜 만들었나"면서 "대한민국 정치는 아직 멀었다 싶다"고 말했다.

불만은 '정권 교체' 요구로 이어졌다. 13명중 11명이 차기 대통령 선거엔 야당 주자를 뽑겠다고 답했다. 나머지 2명중 1명은 "차라리 정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뽑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의 '최고 덕목' 질문에는 도덕성(8명), 정직(2명), 공감, 책임감 등이 나왔다. 캘스테이트 LA대학 교환 교수로 LA에 온 설동훈(52)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 국회에 점수를 준다면 D다. F를 주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정치인은 공약을 지키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일부 언론들이 끊임없이 제기한 재외선거의 '비효율성'에 대해서 한인들은 한목소리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주상(35·LA)씨는 "비용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한국 특유의 '결과 지상주의'가 반영된 잘못된 생각"이라며 "국민의 권리를 어떻게 돈으로 환산할 수 있나"고 되물었다.

투표율이 저조한데 재외선거가 굳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리처드 최(44)씨는 "투표율이 낮다면 높일 방법을 연구해야지 국민의 권리(재외선거)를 막으려는 것이 정부나 국회가 할 일인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한인들은 현 정부나 정치권에 대한 실망을 토로하면서도 '투표는 의무'라고 입을 모았다. 복수국적자로 첫 재외선거에 참여한 최종원(73·LA)씨는 "정치권에 실망했다고 투표하지 않는 것은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는 4월4일까지 계속된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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