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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과일 깍두기' 입에 착착 붙네

배·참외·감·사과 등으로
과일향 위해 마늘보다 생강

'깍두기'는 채소를 식재료로 다채롭게 사용하는 한국인 손맛의 백미. 소금에 무를 절인 음식은 중국이나 일본에도 있어왔지만, 젓갈과 고춧가루에 버무려 김치로 사용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18세기 중엽 '춘향전'에 깍두기가 처음 등장했고, 그 종류도 의외로 다양하다. 배추통깍두기, 굴젓무깍두기, 오이깍두기 그리고 노인들을 위해 삶아 만든 숙깍두기도 있었다.

지금은 깍두기가 약식으로 만든 김치의 일종이라 여기지만, 예전에는 젓갈이 상당히 비싼 재료였기 때문에 주로 양반가에서 먹던 귀한 음식이었다.

그러다가 일제 식민지에 들어서면서 단맛을 가진 깍두기가 설렁탕집을 중심으로 등장했다. 당시 일본이 군부에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한반도의 소들을 동원할 때, 버려지는 부산물들을 수용하는 설렁탕가게들이 들어섰다. 그 무렵 일본으로 유입된 설탕 문화가 소개되면서 설탕을 깍두기에 넣어 고급 손님을 끌었다고 한다. 결국 설렁탕집의 상징인 단맛의 깍두기는 일제 수탈의 산물이라는 의미에서 씁쓸함도 배어 있다.



한국인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은 깍두기. 고춧가루의 매콤함과 젓갈의 감칠맛, 사각사각 씹힐 때마다 무의 단물이 배어나오는 깍두기는 금방 담아 먹을 때의 아삭함과 푹 익혔을 때의 깊은 맛이 고루고루 입맛을 사로잡는 한국 식탁의 맛있는 보석이다.

최근엔 웰빙 깍두기로 설탕 대신 과일청을 넣거나 고유의 단맛을 가진 과일 깍두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과육이 단단하면서도 단물이 많은 배, 감, 참외, 복숭아, 사과 등이 깍두기로 적당하다. 고춧가루의 매콤함이 의외로 과일과 잘 어울린다.

'참외깍두기'는 참외의 씨를 제거한 다음 깍뚝썰기해서 소금을 뿌려 살짝 절인다. 물에 불린 마른 고추와 생강, 현미찹쌀밥, 매실청, 물 약간을 믹서에 넣어 곱게 간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간장으로 간한 뒤 참외에 넣어 살살 버무린다. 미나리를 썰어 넣거나 오이와 함께 무쳐도 별미.

'배깍두기'는 깍둑썰기를 한 배에 고춧가루를 미리 버무려두어야 풋내를 잡을 수 있다. 배가 촉촉해지면 액젓과 마늘 약간, 생강, 송송 썬 대파를 넣어 버무린다. 되도록 단단한 배를 사용해서 식감이 아삭하다.

과일깍두기는 과일 향을 살리기 위해 마늘을 적게 넣거나 사용하지 않고 대신 생강을 넣는다. 생강이 과일향과 잘 어울려 맛을 돋우어 준다.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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