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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 박은주 미술협회 총무

“엄마의 길에서 화가의 길로”

한국에서 한국화 전공 화가로 활동하면서 대학원을 마친 박은주(사진)씨는 대학 조교로 강의를 하다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00년 11월 Thanksgiving 전날의 일이었다. 대학 조교 시절 만난, 태권도를 하던 남편이 미국에 가서 2-3년간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현지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 가자고 했던 것.

박 씨는 시카고에 도착하면 한국 문화를 전하면서 화가의 길도 걸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현지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막상 와보니 먹고 사는 게 쉽지 않더라구요. 한국에서 가져온 작품들로 전시회 한번, 시카고서 부채에 그린 작품들로 부채전시회 한번 등 단 2번 전시회 후 화가로 살던 삶은 점점 잊혀져 갔어요.”

박 씨 부부는 미국 올 때 딸 하나를 데리고 왔는데 두 아들을 더 낳았다. 삼남매를 키우다보니 그는 붓을 놓고 전업주부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태권도장을 운영하느라 시간이 없었고 박 씨는 세 아이를 잘 키워야 한다는 생각과 영어 소통에 대한 스트레스가 겹친 생활이었다.

하지만 자녀 셋이 잘 적응, 큰 힘이 됐다. 세 자녀 모두 National Taekwondo Championship에 출전해 5회 이상 메달을 거머쥐었다. 골프도 일리노이 주 상위권에 올라 있다.



맏딸은 대학의 골프팀(Division 1 스쿨)에 소속돼 전액장학금을 받고 열심히 골프에 전념하고 있다. 박 씨는 “큰 딸과 큰 아들은 골프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막내 아들은 태권도와 골프 두 가지 모두 관심을 갖고 있어요”라고 귀띔한다. “아이들이 골프할 때는 운전과 골프장에 데려가는 것이 지겨울 정도로 따라다녔지요. 그래도 지금 돌아보면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이 들어요”라는 그다.

아이들이 점차 성장해 가면서 그는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 그리고 스승으로 모시는 분의 권유로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됐다.

“그동안 잊고 있던 재능을 찾아내는 작업이 시작된 거죠. 그림 작업을 하면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오더라구요. 아직 아이들 뒷바라지도 해야 하지만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그림에 몰두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지 모르겠어요.”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건강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4번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남편 도장인 화잇 타이거 Belt Testing 때는 직접 도장에 나가 심사에도 참여할 정도다.

새해 박 씨는 엄마로서, 태권도인으로서, 화가로서 열심히 살려고 한다. 그리고 한국과 시카고에서 전시회를 갖는 게 소망이다.

“지금까지는 엄마의 일 밖에 몰랐지요. 이젠 생각을 조금 바꿔서 화가로서의 앞 길을 생각하며 작업에도 충실하려고 해요. 취미로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한인들을 가르치는 일도 한번 해 보고 싶어요.”


James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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