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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력·분쟁 버리고 '커뮤니티 먼저' 한마음

[기획취재] 난개발 해법 리틀도쿄서 찾다…시민운동 확산

10년전 500명이 그린 대형벽화
당시 열기 최근 다시 살아나
지속가능한 타운 공감대 커져
최대 축제서 친환경 운동 실험


지금 리틀도쿄에서는 100년 후를 바라본 '지속가능한 타운(Sustainable Little Tokyo·SLT)'을 조성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난개발을 막기 위해 3년전 30여개 단체가 하나로 뭉쳤다. 그리고 2년간 정부, 개발업자,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500페이지 타운 재개발 장기 계획안을 마련했다. 그 핵심 사업이자 오랜 숙원이 '부도칸(무도관)' 프로젝트다. 개발업자들이 호시탐탐 노리던 시소유 부지를 무상으로 양도받아 난개발 확산의 물리적 방어선을 구축했다. 훌륭한 계획에 현명한 수단까지 더해질 수 있었던 비결은 '주민들의 힘'이다. SLT 참여 단체인 리틀도쿄커뮤니티의회(LTCC)측은 "SLT이 이젠 시민운동(movement)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가와 샌트럴 애비뉴 교차로 벽에는 대형벽화가 그려져 있다. 가로 40피트, 세로 16피트 벽화의 제목은 '우리 고향은 리틀도쿄(Home is Little Tokyo)'다.

최근 리틀도쿄의 부활 실마리는 이 그림에서 찾을 수 있다. 2005년 완성된 이 벽화는 리틀도쿄 주민들이 만들었다. 화가가 그린 큰 그림에 주민들이 하나하나 색을 칠했다. LTCC측은 "주말마다 남녀노소가 모두 나와 피크닉을 즐기듯 그렸다"고 설명했다. 3년간 500명이 매달려 완성됐다. 주민들이 모두 함께 땀으로 그린 그림은 리틀도쿄의 상징물이 됐다.



LTCC의 크리스틴 후쿠시마 매니저는 "요즘 SLT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10년전 벽화를 그릴 때의 '간빠레(힘내)' 기분이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SLT가 범커뮤니티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는 뜻이다. 후쿠시마 매니저는 "3년 전 난개발 저지 프로젝트로 시작한 SLT는 지금 시민운동으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그 저변확대의 일등 공신은 종교단체와 지역축제다. SLT가 지향하는 3개 목표중 '친환경' 실천은 사실 일본 선종(zen)불교와 뿌리가 같다. 북미 최초의 선종 사원인 리틀도쿄 젠슈지 소토 미션의 슈모 스님은 "선(禪) 사상은 아끼는 것"이라며 "필요한 것을 간소화하면 바라는 것도 간소화된다. 대형 개발사들의 탐욕과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사찰들은 실천을 위해 축제재단과 손을 잡았다. 7월에 이틀간 열리는 리틀도쿄 최대 축제인 '히가시혼간지 오봉'이다. 새해 첫날 '오쇼가츠'와 함께 일본인들에게는 최대의 명절 행사다.

지난해 축제는 SLT 실천의 실험 무대였다. 스티로폼 컵과 접시, 비닐봉지를 없앴다. 개인 장바구니를 든 주민들에게 추첨을 통해 선물을 줬다. 음식 쓰레기 수거함을 따로 만들어 사찰 텃밭의 비료로 썼다. 음식 부스에서 팔다 남은 모든 과일과 채소는 LA푸드뱅크에 기부했다. 정부기관도 적극협조했다. 수도전력국(DWP) 부스에서는 주민들이 개인물병을 들고 오면 식수를 채워줬다.

소소한 실천이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축제에 참석했던 뉴욕 주민 버네커씨는 축제 홈페이지에 남긴 후기에서 "(SLT)정신에 매료됐다"면서 "작은 불편을 버려서 큰 꿈을 얻는 사람들"이라고 칭찬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등에 업은 SLT 참여 단체들은 최근 난개발을 막을 법조항 추진 로비에 나섰다. "호세 후이자 시의원과 정기적으로 만나 세부안을 논의중"이라고 했다.

LTCC의 후쿠시마 매니저에게 한인사회 조언을 부탁했다.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서로 공감해야 한다. 우린 '타운의 존속'이라고 판단했다. 단체간 알력, 리더들간의 분쟁보다 '커뮤니티'가 먼저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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