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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미친 집값' 대책 필요하다

누구는 제정신이 아니라고 한다. 다른 이는 광풍이라고도 한다. 남가주 집값 말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니 가격이 오르는 게 당연하다고 하지만, 이쯤 되면 거품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허튼소리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코어로직 발표에 따르면 남가주 집값은 지난 2012년부터 5년 연속 오르면서 지난 3월의 중간값만 48만 달러를 찍었다. LA는 54만9000달러, 오렌지카운티는 66만5000달러나 된다. 지난 5년 새 중간 중간 다소의 조정기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로켓 궤적'과 다름없다고 해도 될성싶다.

매물로 나온 집 한 채에 무려 100명의 오퍼가 몰리기도 하고, 리스팅 가격에 10만 달러를 추가해도 원하는 집을 얻기 어렵다는 소식에 예비 바이어들은 그저 허탈할 뿐이다. 치솟는 집값에 부동산 업계에서조차 시장 안전성이 흔들릴까봐 염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래도, 여전히 집값은 오르고 있다. 코어로직이 남가주 주요 6개 카운티의 지난 3월과 2016년 3월 집값을 비교해 보면 평균 7.1%가 올랐다. 거래량도 7.8%나 증가했다.



한 술 더 떠서,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집을 사지 못할까봐 걱정이 크다고 한다.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현재의 4% 이하에서 거품이 끼었을 당시의 5~6% 수준으로 오르기 전에 반드시 사야한다고 대들고 있다. 모기기 융자도 예전보다 쉽게 나오고 있으니 준비된 바이어라면 아직도 집 사기 좋을 수는 있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나 주식 거래를 할 때 '상투 잡기'는 금물이다. 그리고 지금이 그 언저리쯤 된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기도 하다. 다만, 상투의 끝자락까지 여전히 추가상승 여력이 있는 것까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광풍이 그치지 않는 이유일 것이다.

아직은 거품이 아니라고 자신하는 전문가들도 있기는 하다. 집값의 상승 추세가 10년 전 주택 거품이 꺼지기 전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집값 상승은 바닥을 다지면서 꾸준히 한 자릿수 비율로 올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거품이 꺼질 당시 집값은 두 자릿수 비율로 올랐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집값과 렌트비가 동반 상승하는 패턴도 그때와는 다르다고 한다. 거품이 끼었을 때 집값 상승속도는 렌트비 인상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콘경제연구소 측은 '지금은 거품시기의 특징과는 다르다'고 해석한다.

이쯤에서 부동산 전문가들이 알고는 있지만 비중을 크게 두지 않는 점에 주목해 보자. 남가주 집값 상승의 요인 중 임대업자들의 대량구매로 시장 물량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결국, 실수요자들만 시장의 한복판에서 가격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수요공급의 경제학 원리에 따른 가격 상승이 아니라 투기로 인한 시장 왜곡이라면 거품이 낄 소지는 충분하다. 우리가 10년 전 주택 거품이 꺼질 때 뼈저리게 확인할 수 있던 일이지 않은가. 물론, 이번 부동산 가격 드라이브는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당국이 다양한 정책을 기반으로 개입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지금의 집값 상승은 너무도 가파르다. 거품이 아니라 경제성장에 따른 일자리 및 임금인상, 그리고 그에 따른 소비자 신뢰회복 현상이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부동산 당국의 역할도 필요하지 않을까. 주택 건설 활성화로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킬 수도 있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정책을 정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평생 내집마련의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지원책을 좀 더 확실히 늘려준다면 어떨까. 부자감세, 오바마케어 폐지,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상처입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실수요자를 위한 과감한 1가구 1주택 방안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김문호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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