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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공무원 되는 길'에 노크를

4·29 폭동을 경험한 이민세대가 뼈아파하는 게 있다. '(당시에) 한인 시의원 한 명만 있었어도'라는 후회다. 흑인밀집지역인 사우스센트럴에서 시작한 폭동이 10여 마일 떨어진 LA한인타운에까지 큰 피해를 준 이유를 한인사회의 정치력 부족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폭동을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이나 기록물에 따르면 경찰은 사태가 발생한 지역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통로를 봉쇄하는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유독 한인타운으로 향하는 북쪽 길만은 열어뒀다. 폭도들은 뚫린 길을 따라 북상했고, 결과적으로 한인타운의 많은 업소가 초토화되는 비극이 생겼다. 부족한 경찰력으로 사방을 모두 막기가 힘들었을 것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선택은 왜 하필 한인타운이었을까.

그런 사유는 당시 한인사회에 '힘'이 없었다는 것으로 귀결한다. 그리고 그런 힘은 '정치력'으로 해석됐다. '당시 한인사회에는 시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시의원은 경찰의 예산 및 임면권을 가진다. 경찰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폭동 후 한인사회는 정치력 신장에 매달렸다. 정치권 로비 활동이 강화되고 한인들의 정계 진출을 권장·지원하는 움직임이 크게 일었다. 정치력 신장 노력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다. 투표 참여율을 높여 커뮤니티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정치권 진출과 로비를 통해 한국 정치권이 풀지 못하는 위안부 문제, 독도문제, 취업이민비자 확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에서 모국의 뜻과 커뮤니티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한국 기관이나 한인 기업들은 차세대 정치인을 꿈꾸는 한인 보좌관이나 연방 및 로컬정부에서 일하는 한인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활동을 펼쳤다. 정치력 신장은 정부기관에 더 많은 한인이 진출했을 때 탄력을 받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한인들의 정부기관 취업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한인들에 의하면, 다른 아시안들에 비해서도 크게 부족하다.

마침, LA에서는 오는 18일 아시안을 상대로 한 정부기관 잡페어가 열린다. 한인 비영리단체, 하이어링페어 파운데이션이 주최하고 연방과 주 정부, LA카운티와 시의 36개 기관이 참가하는 대규모 무료 취업박람회다. 정부기관들만을 모은 잡페어가 한인사회에서 열리는 것도 처음인 데다, 한인 정치 보좌관들과 각 기관에서 근무하는 한인 공무원들이 지난 3개월 동안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아시안을 상대로 하는 잡페이지만 실질적으로 한인들에게 정부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보자는 게 목적이다.

지난 2일 LACC에서 열린 잡페어 관련 기자회견에는 국세청, 교통국, LA경찰국, 소방국, 위생국에서 일하는 몇몇 한인 공무원이 참가했다. 잡페어가 성사되도록 힘을 모은 사람들이다. 그들의 말을 한결같았다.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한인들이 정말 적다. 한인 정치인들이 느는 것 이상으로 한인 공무원들이 늘어야 입법 활동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는데, 안타깝다." 그들은 또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게 보수나 보험·연금 등의 베니핏 측면에서도 웬만한 기업체 근무에 비해 뒤질 게 없다"고 조언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벌써 잡페어 참가 신청자가 400명에 육박한다. 행사 당일에는 1000명까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한국정부의 파견기관이나 한인기업 및 단체들의 관심이 의외로 부족하다고 했다. 시의원은 없었더라도 폭동 당시 LAPD에 좀 더 많은 한인 경관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김문호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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