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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속 가득 자연 깊은 맛 ‘봄 장아찌’

발효아카데미 김순양 원장의 장아찌 이야기

더위에 지친 계절엔 달래짠지
봄 입맛 돋우는 깻잎말이 장아찌
맛과 향 일품 봄표고 고추장 장아찌


다시 한 해를 돌아 3월이다. 이상 기온으로 꽃은 일찍 폈지만, 새순으로 올라온 초록 잎사귀들이 눈을 싱그럽게 한다.

입맛도 묵은 때를 벗으려 새순을 찾는다. 달래, 냉이, 쑥, 씀바귀 … 들판에 씀뿍씀뿍 자라는 봄나물이 여간 기특한 게 아니다. 어릴 적 봄나물에 배인 추억까지 실어 더 애틋하다.

잠깐 선 뵈고는 사라지는 봄나물이나 채소들을 작은 항아리에 담아 두고두고 맛볼 수 있는 방법을 김순양 원장이 소개했다. 김 원장은 "모든 유기체는 생명 유지의 에너지를 먹이를 통해 통해 얻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효'가 갖는 의미는 절대적이다.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에 '효소'라는 물질이 등장한다. 장아찌는 여러 가지 신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소화를 돕고 입맛을 돋우며 생야채에 부족한 부분들을 충분하게 채워주는 역할을 해 건강식품으로 활용도가 높다. 보존 기간이 길어 작은 수고로 철이 지나도 원하는 채소를 먹을 수 있어 지혜로운 살림 방법"이라며 "식초를 첨가하거나 저염식으로 만들어 저온 숙성시키는 방법, 뜨거운 소스를 부어 저장성은 높이고 식감은 살리는 숙장아찌로 염분에 대한 염려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깊은 산 속에서 지천으로 흐드러지는 야초들로 장아찌를 담아온 그의 오랜 노하우를 따라 초봄 입맛을 살리는 반찬거리를 준비해 보자.

봄향기 물씬 '달래짠지'

"어린 시절 동네 어른들은 한 바구니씩 달래를 캐어 여름내 먹을 짠지를 담그셨습니다. 달래를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 갯돌을 얹어 소금물을 부어 익히면 달래가 노랗게 삭혀졌다. 더위와 눅눅함으로 지친 계절이 오면 달래짠지로 산뜻하게 입맛을 되찾곤 했다." 김원장의 발효 음식엔 대대로 물려받은 손맛이 깃들어 있다.

달래는 살이 오른 것으로 1kg 정도 손질해서 소금물에 씻어 놓는다. 알맞은 크기의 유리병이나 옹기 단지에 켜켜로 넣고 나무젓가락이나 김발을 위에 덮고 적당한 무게의 돌로 누른다.조금 진하도록 소금물을 만들어 달래가 푹 잠기도록 붓는다.

서늘한 곳에 2개월가량 익히면 노란 색깔로 변하면서 새콤한 달래향이 난다. 실온에 두고 먹어도 되고 다른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해도 좋다.

잘 익은 달래짠지를 송송 썰어 냉국을 만들어 먹거나 물에 한 번 헹궈 참기름과 참깨 등을 넣고 버무려 밥이나 국수에 비벼 먹어도 별미다.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파채 대신 달래짠지를 함께 먹어도 담백하다.

고추, 우엉의 풍미 '깻잎말이장아찌'

속성 장아찌로 먹을 수 있는 깻잎말이 장아찌. 깻잎 특유의 향과 고추, 우엉까지 곁들여 다양한 식감과 영양을 더한다. 봄 입맛을 돋우는 특별한 반찬이 된다.

깻잎은 꼭지를 떼고 염도 3%의 소금물에 담가 부드러운 상태를 만든다. 우엉과 고추는 4cm 길이로 곱게 채를 썬다. 깻잎을 펴고 우엉과 고추를 얹고 돌돌 말아 용기에 차곡차곡 담는다. 표고, 마늘, 다시마를 넣고 끓여낸 육수에 국간장, 조청을 3:1:0.5의 비율로 섞어 80도 정도의 온도에서 끓인다. 뜨거운 소스를 재료가 잠기도록 용기에 붓는다. 3일 후에 한 번 국물을 분리해 다시 끓인 다음 식혀서 붓는다.

일주일 간 숙성시켜 냉장보관한다. 깻잎말이 장아찌를 손으로 꼭 짜서 김밥 재료로 사용하면 좋다.

향과 맛이 뛰어난 '봄표고 고추장장아찌'

"겨울을 지나 이른 봄에 나오는 첫 표고는 향과 맛이 뛰어나다. 막 피어나기 시작한 어린 표고를 햇볕에 꾸덕꾸덕 말려 장아찌를 담아 놓으면 자연 깊은 밥상의 향기를 대할 수 있다."

햇빛에 2일 정도 말린 표고 500g에 잘 익은 고추장 1kg, 조청 200g, 청주 3큰술을 준비하다. 넓은 그릇에 고추장과 조청, 청주를 잘 섞은 다음 표고를 넣어 버무린다. 유리병이나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 통풍이 잘 되는 그늘진 곳에서 3주간 숙성시킨다. 먹을 때는 표고장아찌를 얇게 저민 후 통깨를 뿌려낸다.


사진.글 = 이은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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