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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도 상한답니다” 냉장고 보관 소용 없어

유효기간 지나면 약효 떨어져
냉장 보관, 오히려 변질 빨라

냉장 보관은 약사가 지시할 때만
약은 상온이나 건조한 곳에 두어야

아이들 손 닿지 않는 곳에 보관
습한 욕실에 약 두는 건 위험해


미국에서 약사경력 25년 차인 김숙진 약사는 냉장고에 약을 보관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며 “일단 유효기간(expired date)으로 적힌 기한을 넘기면 그 약은 효능이 없다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올바른 약보관법에 대해 물어보았다.

- 유효기간이 지난 약을 먹으면 어떻게 되나.

"보통 약병이나 포장박스에 표기된 유효기간 의미부터 바르게 이해하길 바란다. 명시된 날짜의 의미는 이때까지 약을 복용했을 때 제대로 몸안에서 약효가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기일이 지나면 약의 효능은 없다고 봐야 한다. 복용했을 때 약효능은 100이어야 약을 먹은 효과가 있는 것이다. 100이 안된 것을 복용하면 약을 먹는 이유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한인들은 유효기간을 잘 안 지킨다.

"미국인들도 자해석으로 이 정도 보관을 잘했기 때문에 한두 달 지난 약을 먹어도 약효는 별지장이 없겠지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특히 한인분들 중에는 더 많은 것 같다."

-약국에서 처방약을 줄 때 유효기간이 대체로 일년이다. 왜 그런가.

"제약회사에서 약을 만들 때 보통 2년 정도 사용하도록 제조되어 나온다. 약국에서 유효기간을 1년으로 잡는 이유는 환자들이 각각 어떻게 약을 보관하는 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안전한 기간을 잡아 일년 동안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잘못 보관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일년으로 유효기간을 잡은 것이기 때문에 그 기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유효기간이 지난 다음에 약의 효능이 없어진다고 했는데 왜 그런가. 육안으로 볼 때 병 안에 들어 있는 약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눈으로 볼 때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해도 약은 케미컬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그 자체가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그래서 언제까지 복용해야 그 효과가 있는 지가 중요하게 된다. 거듭 말하지만 일단 어떤 약이든지 언제까지만 사용하라고 표기된 날짜가 지나면 원래 그 케미컬이 우리 몸안에서 일으키게 되어있는 작용이 안 된다고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설령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해도 복용했을 때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약 보관법을 나름대로 하고 있다는데 어떤 것들인가.

"가장 많은 사례가 약을 냉장고에 넣어 두면 더 오래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지어 유효기간이 일 년 이상 지났어도 냉장고에 넣어 두었기 때문에 상하지 않아서 괜찮다며 그 약을 먹는다. 그러나 약효는 기대하기 힘들다. 심지어는 더 오래 보관하려는 목적으로 냉동고에 넣어 얼려 두는 분들도 계시다(웃음). 특히 소화제 같은 것이 한국에서 잘 들었기 때문에 한국방문 때 다량 구입하여 냉동에 보관해 두었다가 몇 년째 사용하신다는 분들도 보았다. 약을 냉장고나 냉동에 두었다고 해서 약효를 연장할 수는 없다."

-냉동은 그래도 좀 낫지 않을까.

"오히려 냉장고에 보관할 때보다 변질하기 쉽다. 왜냐하면, 일단 얼었다가 녹는 과정에서 모든 것은 원래 상태에서 변하기 때문이다."

-약 보관은 어떻게 하는 것이 안전한가.

"모든 약은 가장 중요한 것이 습기가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습기와 접촉되면 약의 케미컬이 변질되기 때문이다. 병 속에 넣어 뚜껑을 닫아 둔다고 해도 열고 꺼낼 때 습기가 병 안으로 들어간다. 온도는 상온이며 직사광선을 피해야 한다. 많은 가정에서 욕실에 약장을 만들어 놓고 모든 약을 거기에 보관하는데 욕실은 습기가 많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그보다는 급할 때 언제나 쉽게 꺼낼 수 있는 곳에 약장을 만들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단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햇빛이 없는 곳이 좋다. 왜냐하면, 약의 화학작용이 온도 변화에 의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늘진 곳에 약장을 마련하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알약과 물약의 보관법이 다른가.

"모든 약의 보관법은 다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물약은 사용하고 난 다음에 병의 입 주변을 잘 닦아서 보관해야지 당분이 섞여있기 때문에 공기 속에서 굳으면서 세균이 붙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물약이라고 해서 오픈 한 다음에 꼭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하는 약의 보관은 어떤가. 특별히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 것은 없나.

"처방 없이 구입하는 약 중에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 것은 없다. 물약으로 되어 있는 감기약을 일단 오픈 한 다음에 냉장고에 보관해야 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 역시 상온 보관해도 괜찮다."

-냉장고에 꼭 넣어야 하는 약은 뭔가.

"물에 타서 복용하게 되어 있는 어린이용 항생제가 있고 눈약 중에서 안압조절하는데 사용하는 약이 있다. 안약의 경우는 예민한 눈 속에 넣는 것이기 때문에 냉장고에 보관하게 되어 있는 종류들이 있는데 이것 역시 약사가 말해줄 것이다. 인슐린 종류도 냉장 보관이 필요하다. 그러나 휴대용으로 되어 있는 펜(pen) 모양으로 된 인슐린은 갖고 다닐 수 있게 했기 때문에 다 사용할 때까지 냉장고에 따로 넣지 않아도 된다. 간혹 어떤 환자의 경우는 그렇다고 해서 펜 스타일의 인슐린을 뜨거운 차 안에 그대로 두었다가 사용하려 하는데 이것은 극히 위험하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약의 케미컬은 온도 변화가 있으면 변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약은 차 안에 두면 안 된다. 특히 여름철에는 차 안은 화씨 100도가 넘는다."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항상 염려하는 것 중에 하나가 욕실에 식염수와 클린저(렌즈닦는)약을 두는데 혹시 상하지 않나 하는 것이다. 어떤가.

"콘택트렌즈에 사용하는 식염수나 클린저는 그대로 욕실에 두고 사용해도 무방하다. 단 이것 역시 병에 표기된 유효기간을 지켜야 한다. 이것만 넘기지 않으면 욕실의 습기가 식염수와 클린저를 변질시키지는 않는다."

-시간 맞춰 먹어야 하는 약의 보관법은 어떤가.

"많이 듣는 질문이다. 시간 맞춰 약을 먹어야 하는데 잊어 버린다. 약사들은 그래서 일주일 그리고 아침 저녁으로 구분되어 칸막이로 되어 있는 약 케이스를 구입하여 미리 넣어둘 것을 적극 권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 복용해야 하는 약, 예로 비타민 D나 골다공증약 같은 것은 미리 달력에 동그라미 표시를 해놓는 것도 방법이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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