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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별들의 수난시대

별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로서 지상의 사물들이 감상적으로 우러러 보는 존재다. 별은 상징적 의미라지만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소설 영화 또는 드라마의 주제로 문학과 연예계에 정서적 주어로 등장한다. 특히 별은 군을 상징하고 계급장에서는 최고위 계급으로 장군의 권위와 존경의 글로벌 심볼이 된다.

한국군의 위관, 영관, 장관급으로 분류된 장교 계급장에서 장군으로 표식되는 별은 군의 모든 경륜을 익힌 완숙한 존재임을 상징한다. 바로 밑에 영관장교는 대나무 잎으로서 지상에서 변치 않는 지조를, 위관장교의 다이아몬드 금강석은 지하에 견고한 보석을 표현하고 있다.

요즘 별을 몇 개씩 어깨에 단 장군들이 수난시대를 만난 듯 낙하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4성 장군인 박모 대장이 갑질이란 구설수로 수갑이 채워지자 "참담하다"며 고개 숙인 패장의 모습이었고, 3성 장군인 이재수 기무사령관은 "명예는 부하에게, 책임은 나에게"란 말로 수갑이 채워진 수모를 겪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며칠 전엔 34살의 청와대 한 젊은 행정관이 50만 육군을 거느린 육군참모총장을 시내 카페로 불러낸 사건을 두고 나라 안팎의 여론이 시끄러웠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시절 육군이 올린 장군 진급 대상자를 놓고 청와대에 의해 지시된 엇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그 당시 남모 총장은 군 인사법에 의해 지시를 거부하며 '장군진급 명단을 바꾸려면 나부터 바꾸라'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한 일화를 남겼다. 특히 이번엔 총장이 행정관을 카페에서 만났던 걸 두고 한 야당의 정치인은 "행정관이 부른다고 육군을 통솔하는 육참총장이 휴일 오전에 카페로 쪼르르 달려가느냐"며 혀를 찼다. 총장이 진중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와대 대변인은 한 술 더 떠 행정관의 행위를 '그게 왜 문제냐'는 발언으로 정권의 오만함을 과시하다 정치권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6.25전쟁 때 백선엽 육군참모총장은 자주 대통령 곁에서 함께 행동했다. 군에서 계급은 엄격한 상명하복의 명령체계를 받들고 전시 전투지휘 통솔의 책임을 진다. 주어진 명예와 책임감으로 권위와 자부심을 갖고 국가에 헌신한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일본의 황군과 독일의 나치스 군대가 정치 기류에 휩쓸려 기고만장했기에 패전의 길을 갔던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대한민국 국방부는 2년 전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이라고 해 대비태세 방향이 명확했으나, 실망스럽게도 이번 백서에는 '북한군=적'이라는 문구를 삭제해 우리 군의 주적관을 헷갈리게 해놓았을 뿐만 아니라 '일본-중국'의 기존 서술순서도 '중국-일본'으로 뒤바꿨다고 언론은 지적했다. 분명히 일본은 우방이요, 중국은 북한의 동맹국이다. 군의 인식은 확고해야 한다. 북한 도발에 만반의 대비 태세를 세워야 할 군이 평화무드에 젖어 정치에 흔들려선 안 된다는 대목이다.

미국에선 군인을 '서비스맨'이라 부르며 군복 입은 군인이 여행할 때 우대한다. 수십 년 전 전장에서 잃은 목숨들이 유골 돼 돌아올 때 대통령을 비롯한 전국민이 뜨겁게 경의를 표하고 국가의 영웅으로 칭송한다. 젊은 목숨 바쳐 국가를 위해 싸우겠다는 충성심이 여기에서 나온다. 고위 장성급 지휘관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위엄과 권한을 지니고 있다. 고로 국민은 군의 위상을 존중해 주고 군은 국가위기를 대비하는 데 전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육군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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