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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에세이] 오스카 와일드의 생애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1854-1900)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며 소설가, 시인이다. 아일랜드 수도인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유명한 눈과 귀 전문의였으며 고고학과 민속에 대한 책을 썼다. 아일랜드 인구조사에 기여한 공으로 작위를 받았는데 자비로 병원을 지어 그 도시의 가난한 사람들을 도왔다. 어머니는 시인이었으며 아일랜드의 독립과 여권 쟁취를 위해 맹렬히 활동하던 운동가였다. 그는 두 살 위인 형을 두고 둘째로 태어났는데 어머니는 딸을 원했기 때문에 어린 오스카에게 자주 여자아이 옷을 입혔다고 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였다. 중학교 시절부터 라틴어와 그리스어에 통달했는데 학교에서는 항상 최우등생이어서 장학금을 받아 중학교, 트리니티 대학 그리고 옥스퍼드 대학을 마칠 수 있었다. 옥스퍼드 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서 옥스퍼드 학생에게 주는 문학상에서 시 부분 장원으로 등장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생활 근거지를 런던으로 옮겨 시인, 작가, 강사 그리고 ‘미학 교수’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1882년에는 미국으로 강연 여행을 떠났는데 9개월 사이에 강연을 140회나 해야되는 강행군이었다. 밸벳 코트에 반바지를 입고 긴 머리털을 휘날리면서 그가 한 강의는 시적인 표현을 구사해 아름다움을 위한 미학, 즉 탐미주의 미학이었다. 미국 여행 중 헨리 롱펠로, 올리버 웬델 홈스, 월트 휘트먼 같은 문학가나 학자들과 교류했으며 특히 휘트먼에 대해서는 미국 대륙에서 만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칭송했다.

1884년 그는 한 부유한 영국 여인을 만나 결혼했고 두 아들을 두었다. 결혼한 다음 해 그는 한 여성잡지에 편집장으로 고용되어 이 잡지의 명성을 올리는데 언론인으로 몰두했다.



아직 여성잡지 편집을 맡았던 1888년부터 7년간 가장 왕성한 창작시기에 들어간다. 그의 대표적인 문학작품들이 대부분 이 동안에 생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91년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을 발표했다. 도리언 그레이란 아름다운 젊은이가 자기 초상에 그려진 인물이 늙어가는 대신 자기는 젊음을 유지하여 쾌락을 즐기고 싶은 소망이 실현되는 이야기다. 이 소설은 지금 위대한 걸작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시에는 도덕성이 결여된 작품이라고 해서 크게 비난을 받았다.

그가 크게 명성을 떨친 희곡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 (Lady Windermere's Fan), '시시한 여자‘(A Woman of No Importance), '이상적 남편’ (An Ideal Husband),‘진지함의 중요성’(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 “살로메‘ (Salome)도 이 무렵에 발표되어 무대에 올랐다.

문학적 명성이 크게 오를 무렵 그는 알프레드 더글러스 경이란 젊은 남자와 만나 동성애 연애를 시작했다. 이 소문은 은밀하게 런던 상류사회에 펴졌다. 게다가 오스카 와일드가 하인, 마부 소년, 점원들과 무분별하게 사귀다가 공갈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또 술을 마셔 인사불성이 되기도 한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런 소문을 들은 청년의 아버지 퀸스베리 후작은 격분해서 런던 클럽에 찾아가 명함에 ‘남색가 오스카 와일드 씨에게’라고 적어 남겼다. 이에 격분한 그는 후작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이 결정으로 인해 그의 남은 인생은 모두 파괴되었다.

재판이 시작되면서 후작과 그의 변호인들은 오스카 와일드 작품에 나타난 동성애 성질의 문장과 더글러스에게 보낸 연서들을 증거로 제출했다. 1895년 명예훼손 건은 각하되었으며 오히려 와일드는 비역 죄를 범했다는 이유로 강제노동과 함께 2년의 감옥 형을 선고 받았다. 이와 함께 파산이 되었으며 그의 재산은 경매되었다. 널빤지를 침대로 쓰는 좁은 방에 갇혀서 강제노동을 하면서 사기가 저하되었다. 1896년 자녀들에 대한 양육권이 박탈되었고 어머니가 사망했다. 그 소식을 감옥에 면회 온 부인에게 전달받았는데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방문이었다.

감옥에서 나오자 그는 즉시 프랑스로 옮겨 값싼 호텔이나 친구 집에 기거했다. 그러나 건강은 악화되었으며 경제적으로 궁핍을 면할 수 없었다. 1900년 감옥에서 낙상으로 입은 중이염 수술을 받았지만 후유증으로 귀에 염증이 악화되었다가 이것이 뇌로 퍼진 결과 뇌막염으로 발전되어 사경을 헤매다가 46세의 나이로 사망하고 말았다.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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