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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목사도 사람이다

'수요 예배·토요 새벽 예배·금요 철야 예배·주일 대예배….'

"안가면 왠지 찜찜하고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졸더라도 가서 앉아 있어야 마음이 편해요." 한인교회에서 교인들에게 심심찮게 듣는 말이다.

혹자는 담임목사와 성도들에게 상처를 받아 교회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집에서 혼자 조용히 기도하고 때로는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예배를 드릴 때도 있다. 반대로 또 다른 이들은 목사들을 지나치게 믿거나 신봉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사람인 목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다가 종국에는 맹신, 광신자가 되는 것이다.

성경에는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다(마가복음 9장 23절), 믿음대로 된다(마태복음 9장 29절)"는 긍정적인 말씀들이 많다. 하나님을 믿는 자들에게는 불가능이 없다는 말씀들이다. 그런데 일부 목사들이 이를 자신에게 적용시켜 추악한 행태를 저지른다. 더 큰 문제는 분별력 없이 따르다가 피해를 본다는 것인데, 개인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가족 전체가 피해를 입거나 심지어는 모두가 해체되는 비극적인 일을 겪는다.



실제 한국에서는 성도들을 폭행하거나 준강간 피해를 입힌 목사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으며 잇따라 구속되고 있다. 장본인은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와 은혜로교회의 신옥주 목사. 이재록 목사는 상습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6년 형을 선고 받았다. 이 목사는 교회 여신도를 상습적으로 준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피해 여신도 수는 자그마치 9명에 달한다. 그는 자신을 신격화시켜 저지른 성적 행위를 신의 뜻으로 여기게 해 의심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

재판부는 "이 목사가 종교의 권위에 대한 절대적 믿음으로 반항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는 처지를 악용해, 장기간 동안 상습적으로 추행.간음했다"고 판결을 내렸다.

은혜로교회 신옥주 목사 역시 '타작 마당'이라는 명목으로 성도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6년 형을 선고 받았다. 교인들을 남태평양 '피지' 섬에 이주시킨 뒤 강제노역, 폭행 등을 저지른 혐의다.

동영상에 올라온 신 목사의 폭행 장면은 가히 엽기적이다. 놀라운 사실은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한 성도들이 이에 항거하지 않고, 속수무책으로 맞다가 타작마당이 끝난 후 "모든 것이 다 내 잘못이다, 다시는 안 하겠다"란 고해성사까지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이들 목사들의 몰지각한 행태는 일부 용감한 신도들의 탈출과 신고로 가능해졌다.

믿음생활은 좋은 것이다.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계속 떠올리며 주문처럼 외우면 그대로 된다는 '신념의 마력'이란 책에서처럼, 전지전능한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며 인생을 활기차게 살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런데 문제는 성경을 개인의 말로 둔갑시켜 온갖 부당 행위를 저지르고 이에 대해 성도들에게 한치의 의심 없이 그대로 따르고 복종케 하며 악용하는 목사들에게 있다.

잊어버릴 만 하면 다시 불거져 나오는 목사들의 추악하고도 불경스런 행태, 발본색원할 방법은 없을까.

우선 성도들이 똑똑해지는 수밖에 없다. 목사가 잘못을 저지를 때 지적할 수 있고, 아무리 권능 있는 목사의 말이라도, 옳지 않다고 판단되면 따르지 않는 것이다. 목사도 사람이다.


임은숙 / 종교·문화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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