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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착한 우두머리를 뽑자

'더 착해져야 어른이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두 해 가까이 흘렀는데 그 글에 엉뚱한 댓글들이 많이 달려 어리둥절했다.

더 착해져야 어른 노릇을 할 수 있다 싶어 쓴 글이었는데 그 때 한국 정부를 '못된 정권'이라고 부르고, '촛불'은 착한 일이라고 써서 아주 혼이 났다.

"법정에서 판결 나지도 않은 거짓 의혹만으로 선동 당해 촛불 들고 설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탄핵하고 파면한 것이 '착한 행동'이였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안쓰럽기 그지 없군요. ㅠㅠ"

"〔〈【 "착한 건 고사하고 띨띨한 '노인'으로 살며 거짓 선동에 앞장서지 마시고 하늘의 뜻이 뭔지 깨닫는 '어르신'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ㅠㅠ"



"착해서 나쁠 게 없다면 착함이 무엇인지 먼저 말해야 되지 않겠나? 불법을 묵인하는 게 착한 건가? 】〉〕착함이란 좋게 들리는 말로 국민을 가축으로 길들이라고 누가 그러던가? 북괴인가?"

"못된 정권이라니? 한국 사람들의 사고는 이성적이지 못하고 외눈박이들이라서 큰 문제."

착한 게 아니라 '바보 같다'는 분도 있었다. 하지만 한 분은 이렇게 글을 남겨주셔 마음이 따뜻해졌다. "작은 샘물들이 모여 내를 이루고 큰 강이 되는 것처럼 나 하나 하나가 착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착한 사회가 되겠지요. 좋은 글 추천합니다."

같은 글에 이렇게 생각이 달랐다. 그리고 해가 바뀌면서 그 골은 더 깊어졌으리라 생각하니 답답하다. 그리고 누가 이겼다고 말할 새도 없이 앞날은 자꾸만 펼쳐진다.

그때나 오늘이나 사람들을 '보수.진보' 두 갈래로 나누기 보다는 착한지, 못됐는지를 따지는 게 더 쉽다. 요즘은 온 누리가 그 때보다 더 어지러운 듯하다. 기후변화, 핵 위협, 군비경쟁, 성.인종.민족 차별, 난민, 테러, 무역갈등….

걱정이 덜어지지 않는 까닭은 이런 일들을 풀어야 할 힘 입는 나라의 우두머리들이 영 못되게 보여서 그렇다. 모두의 앞날은 아랑곳 없이 싸우기 좋아하고, 툭하면 말을 바꾸고, 막말을 하고, 억지를 부리고, 떼를 쓰고, 딴소리를 하고, 으름장을 놓다가 때로는 정말 뒤흔들어 버린다. 그러다 보니 누리 곳곳에서 싸움질이다.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어림잡을 수 있는 나라와 우두머리들이다. 미국에 사는 우리들도 몇 해 앞 그때 우두머리를 잘못 뽑아서 어지러운 오늘이 있도록 큰 몫을 했다. 다른 나라는 어쩔 수 없더라도 이 땅에서 새롭게 해야 할 우리 몫이 다음 해에 있다.

따뜻한 댓글을 남기신 그 분 말처럼 착한 마음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착한 곳이 된다. 그러려면 우두머리도 어떻게 해서든 가장 착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리고 그 날은 조금씩 더 다가오고 있다.


김종훈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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