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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에서 기회로 … 할리우드 다시 힘을 모으다

[LA중앙일보] 발행 2016/12/13 미주판 22면 입력 2016/12/12 18:20

시대상 반영하는 드라마
그동안 노동계층 삶 외면
정의·평등 가치 재조명
재도약 기회로 삼아야

의사의 실수로 임신을 하게 된 라티노 젊은 여성의 소동을 그린 '제인 더 버진'의 한 장면.

의사의 실수로 임신을 하게 된 라티노 젊은 여성의 소동을 그린 '제인 더 버진'의 한 장면.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패닉에 빠졌던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정신을 수습하고 트럼프 시대 시민의 권리와 예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전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LA타임스는 최근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미국의 정치, 사회, 경제 전 분야에 걸쳐 전혀 다른 스토리라인과 내러티브를 만들고 있다며 미국 사회상을 반영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이에 대응해 TV드라마와 쇼 등에 어떻게 자신들이 외쳐온 가치를 담을 지 깊은 고민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직후 CW TV 시리즈 드라마 '제인 더 버진'의 총괄 프로듀서 제니 스나이더 어먼은 드라마에 약간의 변화를 줬는데 주인공인 제인의 옷장에서 이반카 트럼프 브랜드의 구두를 치우고 작가에게는 제인이 유권자 등록을 한 라티노들의 투표권 행사를 부러워하는 대사를 집어넣도록 했다.

'제인 더 버진'은 할머니의 말씀에 따라 결혼 전 순결을 목숨처럼 지키던 마이애미에 사는 젊은 라티노 여성이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다 의사의 실수로 임신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리는 코미디 드라마다. 어먼은 "요동치는 미국의 문화, 정치 지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우리 스토리텔링에 녹여낼지 작가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오랜 기간 동성애 권리와 여러 논쟁적인 사회이슈들을 메인스트림에 제기해왔고 정치적 올바름과 자유주의, 다양성을 옹호해왔다. 그때문에 민주당의 아성이자 돈줄을 자임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을 총력 지지했다.

ABC방송 엔터테인먼트의 채닝 던게이 사장은 최근 런던에서 열린 미디어 서밋에서 "그동안 많은 드라마와 쇼들이 주로 잘사는 사람,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을 주인공 삼아 이들이 근사한 차를 몰고 멋진 곳에서 사는 모습을 보여줬다. 평범한 미국인들이 매일의 일상생활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진짜 현실에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반성하면서 앞으로는 노동계층의 삶을 좀 더 많이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극우 포퓰리즘과 노동계층의 분노와 불만은 드라마 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출판 등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실 트럼프의 당선은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영국, 마약범죄자를 거리에서 즉결처형하는 필리핀, 유럽 각국에서 극우 정당들이 득세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포퓰리즘의 연장선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때문에 박스오피스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할리우드로서는 마블 블록버스터의 단순한 영웅만으로는 쉽게 해결하기 힘든 지금 시대상을 붙잡고 씨름할 수밖에 없다.

1950년대 인종간 결혼을 금지한 버지니아주 법에 맞서 투쟁해 대법원 승소판결을 이끌어낸 백인 남성과 흑인 여성 부부의 실화를 그린 영화 '러빙'의 프로듀서 피터 사라프는 "우리는 서로에 대해, 평등과 정의와 자유라는 미국적 가치를 위해 애써온 역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을 분리하려는 본능에 지지 않고, 잊혀졌다고 느끼는, 주변부로 밀려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조명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대한 예술은 종종 정치 사회적 격변과 혼돈 속에서 태어난다. 이탈리아의 네오 리얼리즘은 2차대전 후 이탈리아의 경제적 빈곤과 갈등으로 얼굴진 비관주의에서 태동했고 프랑스의 뉴웨이브 영화는 1960년대 반전과 인권 시위가 촉발시켰다. LA타임스는 트럼프의 당선은 그동안 아이디어 고갈로 구태를 답습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도전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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