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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브리트니 스피어스, 셀레나 고메즈…다들 그녀 옷을 원한다

'아메리칸 아이돌' 의상 맡으며 두각
동양적 디테일에 서구 화려함 조화
스타들 입소문에 영화의상도 제작
소수계 젊은이들 멘토 역할이 꿈

각 분야에서 여성의 활약이 눈부시다. 정치, 경제, 국방 등 높은 벽으로 진출이 쉽지 않았던 곳에서도 여성들은 이제 마이너리티가 아니다. 여성 대통령이 이끄는 나라가 늘고 있으며 곳곳에서 여성 CEO와 리더들이 뛰어난 업적을 펼치며 맹 활약 중이다.

각 분야에서 거칠 것 없이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여성들을 소개한다. 커리어 우먼이라는 지칭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그저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삶을 다스리고 감독하고 이끄는 패션 우먼(Passion Woman)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여성들이다. 이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열정을 보며 함께 용기를 내보자는 의미에서다. 첫번째로 할리우드 영화계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인기 패션 디자이너로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는 안소연씨를 소개한다.

할리우드 패션디자이너 안소연씨

패션 디자이너 안소연(34)씨는 자신의 어린시절을 돌아볼 때 마다 많은 것을 느낀다. 작고 보잘 것 없었던 순간, 아무 것도 아닌 것 처럼 여겨졌던 어린시절의 경험들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작용하는 지를 거듭 깨닫는다.



오는 26일 나파밸리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등 스타 뮤지션의 라이브쇼 프로듀셔인 약혼자(Baz Halpin)와 결혼식을 앞둔 안소연씨는 요즘 부쩍 지난 날을 회상하는 시간이 많다.

"결혼을 앞두고서야 정말 어른이 되려는 모양입니다. 이민 가정에서 살았던 어린 시절이 비록 어려웠지만 아주 귀한 시간들로 회상이 됩니다. 어렸을 때 LA 차이나 타운에 한약재 보약 사러가는 엄마를 따라나서면 언제나 눈을 사로잡았던 곳이 옷감 파는 가게였지요. 그곳에 들어가 예쁜 천들을 만지며 기뻤던 기억, 알록달록 옷감 자투리를 50센트 주고 하나 가득 받아쥐었을 때의 황홀함. 그 옷감들을 품에 안고 돌아올 때의 만족스러움을 잊을 수가 없어요"

엄마는 바비 인형은 사줬어도 갈아입힐 옷은 비싸다며 절대 안 사주었다고 한다. 바비에게 예쁜 옷을 갈아 입혀주고 싶었던 안소연이 할 수 있는 것은 중국타운에서 자투리 천을 사다 나름대로 열심히 재단해 옷을 만들어 입히는 것 뿐 이었다.

이것이 바로 안소연을 패션 디자이너로 성장시킨 원동력이 될 줄은 엄마도, 안소연도 절대 몰랐다.

천을 사서 이리저리 자르고 꿰매면서 그는 옷을 만든다는 것이 엄청나게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천을 손에 들고 있을 때는 심심하지도 않았고 세상의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참 우습죠? 그 때는 내가 디자인에 재능이 있는지 몰랐지요. 그저 바비에게 예쁜 옷을 만들어 입혀보려는 꿈이었는데 돌아보면 그때 인형에게 옷을 지어 입히며 기쁘고 행복했던 느낌이 말하자면 디자이너로서의 기질이었던 모양이지요? 어린 시절의 그 경험이 앞길을 인도한 셈이네요. "

축구 등 스포츠를 즐겼던 아빠를 닮아 운동을 좋아했던 안소연씨는 대학 입학을 앞두고 전공으로 스포츠를 택할까도 고민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패션 디자인에 점을 찍고 오티스에 입학했다. 이쪽으로 마음이 조금 더 끌렸기 때문이다.

오티스에서 예술적 감각을 익힌 후 실무를 배우기 위해 FIDM(Fashion Institute of Design & Merchandising)에 들어간 안소연씨는 졸업후 운좋게도 엔터테인먼트계에서 어시스턴트 잡을 얻게 되었고, 일을 하며 이곳의 엄청난 패션 파워를 읽게 됐다.

그리고 잠시 '포에버 21'에서 디자이너로 안정된 시간을 갖고 있던 안소연씨에게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의 패션 제의가 들어왔다. 아메리칸 아이돌은 시즌이 끝나면 일을 그만두어야 하기 때문에 그는 한동안 고민했다. 엄마는 '안정'을 권했지만 그는 과감하게 '도전'을 택했다.

아메리칸 아이돌을 통해 엔터테인먼트계에 소개된 안소연씨의 튀는 감각은 곧 많은 스타의 의상 담당 매니저 시선을 끌었다. 아시안 특유의 정적이고 디테일함에 서구의 화려함이 조화된 안소연 브랜드를 찾아 동부에서도 의뢰가 줄을 이었다.

"물론 나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이기도 했겠지만 남보다 몇십배 더 노력하고 더 많은 시간 일하면서 쌓아온 신용도 스타들이 저를 찾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동양계 이민자로서의 핸디캡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실력과 노력 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의상을 입는 스타가 늘고 에미상을 두번이나 타면서 안소연은 20대 후반에 이 세계에서 유명인이 됐다. 현재 그의 주요 고객인 톱스타 엔터테이너는 머라이어 캐리, 브리트니 스피어스, 어셔, 샤니아 트웨인, 테일러 스위프트, 핑크, 캐리 언더우드, 딕시 칙스, 셀레나 고메즈 등 셀 수 없이 많다.

최근에는 영화 의상을 담당, 지난해에는 유니버설 영화사에서 제작한 '젬 앤 더 홀로그램스'(Jem and the Holograms)의 의상을 디자인했다. 안소연씨의 이 의상은 현재 FIDM에서 전시중인 '영화의상 전시회'(Art of Motion Picture Costume Design)에 선보이고 있다. 전시회는 4월30일까지 열릴 예정. "한인 커뮤니티에 자랑하고 싶다"며 그는 "전시회에 많은 한인이 와 주셨으면'하고 간절히 기대한다.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도전 의식을 심어주는 멘토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후배들 앞에서 이야기하길 즐기지요. 그들의 마음에 꿈을 심어주고 그들이 스스로 물을 주며 키우는 습을 보는 것. 그래서 우리 마이너리티들이 미국 사회의 거대한 물결을 주도해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 그것이 저의 꿈입니다."

안소연이 디자인한 옷 처럼 그의 꿈은 역시 예쁘고, 그리고 당찼다.


유이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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