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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착한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

김현영 / 산칼로스국립대 초빙교수·전 펜주 수의연구관

요사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다. 앞으로 얼마간 많은 사람의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지만 결국에는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진정될 것이다.

바이러스는 모두가 악한 것은 아니다. 사람과 동물에게 유익한 착한 바이러스도 많이 있다. 최근에는 착한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반추동물의 제1위에서 활동하는 유익하고 착한 바이러스인 파지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바이러스는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어 세포가 있는 동물, 식물, 박테리아 등 다른 생명체의 세포에서 살아가고 있다. 박테리아에 침입 그 안에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하며 살아가는 바이러스를 박테리오파지(Bacteriophage)라고 칭하며 약자로 파지(Phage)라고 부른다.

필자는 과테말라의 가난한 마야 인디언 원주민에게 단백질을 먹이는 젖염소 보급 사역을 하고 있다. 젖염소는 구약시대부터 사람에게 우유를 식품으로 제공했다.



또한 반추동물은 풀만 뜯어 먹고도 살 수 있도록 창조되었다. 특히 중미 지역은 겨울철이 없어 푸른 풀이 4계절 계속 자라고 있다.비싼 사료를 살 필요가 없기에 젖염소 사육은 과테말라 농촌개발사역에 맞춤형 경제적 농장 동물이다.

반추동물의 소화기관은 4개의 위를 갖고 있다. 제1위는 젖소의 경우 50갤런을 채울 수 있는 큰 저장고이다. 풀, 건초, 사일리지 등 먹이를 가득 채울 수 있다.

그런데 반추동물은 제1위의 채워진 섬유질 물질을 소화하지 못한다. 그 대신 제1위에는 해부학적으로 생화학적으로 특수하게 설계되어 세워진 발효공장이 있다. 그 발효공장 안에는 다량의 박테리아, 곰팡이, 원생균 그리고 바이러스 등 미생물들이 공동체로서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섬유질 사료들을 발효시켜 영양분을 숙주 동물에게 공급하여 우유를 생산한다. 또한 미생물들도 그 영양분의 일부를 먹고살며 서로 공생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때 박테리아, 곰팡이, 원생균 등은 모두 섬유질 발효에 각자 필요한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데 박테리오파지는 직접 발효에는 참여하지 않고 대신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을 감시하며 필요하면 박테리아의 증식을 조절하고 있다. 파지는 숙주인 박테리아를 용해(죽이는) 하는 포식자로서의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젖염소는 알팔파 같은 목초를 급하게 많이 먹으면 박테리아가 급히 증식되어 발효작용이 빨라져 위 속에 메탄가스가 너무 많이 생겨 고창증을 유발하여 즉사하기도 한다. 이러한 고창증을 막기 위해서는 발효의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모든 종류의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유지가 필요하다. 파지는 이러한 미생물 생태계 균형을 조절하는 중대한 임무를 가진 착한 바이러스다.

젖염소 제1위에 있는 박테리아, 곰팡이, 원생균, 파지 등 모든 미생물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 서로 간의 부산물을 서로 교환하며 공동체로서 생태계를 이루고 살고 있다. 생태계 균형이 깨지면 고창증 같은 병이 생겨 젖염소가 죽는 것은 물론 모든 미생물 생태계가 자멸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19는 자연 생태계의 균형이 깨져 일어나는 병이다. 제1위 미생물 생태계 균형에서 배울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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