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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한인 의류산업에 대한 희망

몇년 전에 미국의 남쪽에 있는 해안가 작은 도시를 방문할 일이 있어서 2박 3일간의 자동차 여행을 했는데 하루는 워싱턴DC 부근 호텔에서 머물고, 또 하루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지역의 호텔에서 묵었다.

근데 기억이 정확한지 100% 확신할 수 없지만, 연 이틀 호텔에 들어갈 때 카운터에서 숙박객을 맞던 직원이 인도계 이민자였던거 같다.

그런데 지난 해에 다시 자동차 여행을 할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워싱턴DC 근처 호텔을 예약해서 들어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또 인도계 비슷한 이민자가 나와서 손님을 맞았다. '왜 요즘에는 호텔만 들어가면 인도 사람들이 카운터에서 일하나' '인도 사람들이 미국 호텔을 다 산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미국에 있는 작은 규모의 호텔 상당수는 인도 또는 파키스탄 등 아시아 남부에서 온 이민자들이 매입해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계 출신 이민자들의 활약은 이 뿐만이 아니다. 동그랗게 생긴 제과를 주로 팔고 있는 유명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어렵지 않게 역시 인도계 여성 직원들이 고객을 맞고, 커피를 만들어 준다. 커피맛이 특별히 없어 "이게 커피인지, 커피 숭늉인지 모르겠다"고 해서 잘 가지도 않지만 하여간 '이 패스트푸드 회사도 인도계가 접수했나' 그런 생각을 했다. 나중에 누군가에게 물어봤더니 그럴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미국에서는 특정 산업을, 특정 인종이 압도하고 장악하고 조정하는 예가 흔하다. 한인들의 예만 해도 이민 초기부터 상당 기간, 또 어떤 산업이나 직종은 현재까지도 참여 인구나 지배력에 있어서 압도적이다. 뉴욕 뉴저지의 경우에는 100%는 아니어도 이민 초기에는 청과.봉제.세탁.네일.수산.잡화 등에서 한인들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당연히 한인들이 주도하던 산업이나 직종들은 과학기술 발전(IT산업 폭발), 시대변천(정장문화 위축), 신규 이민자 유입(이민자 증가), 인구구성 변화(히스패닉계 증가) 등 여러가지 조건에 따라 변했다.

이런 와중에 언젠가 혼자서 '앞으로 미국에서 한인들이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질 수 있는 산업이나 직종은 무엇일까' 하는 단순한 의문을 가졌던 적이 있다. 당시에 내린 결론 중 하나는 봉제업, 곧 의류산업이었다. 한인들은 초기에 미국에 와서 봉제업을 일구면서 미국의 유명 브랜드 의류회사들의 하청을 받아 제품을 만들어 납품했다. 한인들의 특유의 섬세한 솜씨와 근면함을 바탕으로 일정한 성공을 거뒀고, 일부는 자기 브랜드 제품을 만들어 큰 기업을 일구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뉴욕 의류산업에 있어서 인재양성의 요람인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우수한 한인학생들이 배출되면서 기대감은 더 높아졌다. 한국의 경쟁력 있는 면직 원단산업-브로드웨이의 한인 무역상-기존 한인 봉제산업의 생산력-FIT 출신들의 디자인 역량에다 브랜드를 만들고 시장을 개척하는 경영과 마케팅 역량만 갖춰진다면 미래에 뉴욕은 물론 미국 의류시장의 상당 부분을 한인들이 장악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물론 비전문가 입장에서 현재 이러한 기대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이 됐는지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잘 되고 있겠지 라는 희망은 계속 갖고 있고 싶다.


박종원 / 경제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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