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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100년 가업을 꿈꾸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여느 기업과는 다른 점이 있다. 지난 7월부터 본지 경제면에 '가업 잇는다'라는 코너를 통해 소개되고 있는 한인 기업들 이야기다. 중견 기업도 있고 아직 맘앤팝 수준의 스몰비즈니스도 있다. 그런데, 규모에 상관없이 이들 업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꿈, 희망, 도전, 정직, 믿음, 신뢰, 사랑, 봉사, 창의성 등의 긍정적인 말들이다.

시리즈 두 번째 기업으로 소개된 '캘시티 컨스트럭션'의 임우성 사장은 여러 단어 중 정직을 먼저 꼽았다. 임 사장은 "자식에게 기업 경영을 가르치는데, 정도를 알려줘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 한다. 현실적으로 기업을 하면서 이런저런 유혹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내 자식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 길로 가겠는가"라며 가업승계를 하면서 정직이란 말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했던가. 부모가 바른 길을 걷는다면 자녀 또한, 같은 길을 걷는데 불편함이 없지 않겠나. 임 사장은 캘시티를 시작한 30년 전부터 손주 대까지 갈 수 있는 그런 기업을 꿈꿨다고 했다.

정직을 바탕으로 한 부모와 자식의 믿음이 고객 신뢰로 이어질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KD 미드웨이 터마이트& 패스트 컨트롤'의 박명수 사장은 재균, 재성 두 아들과 함께하는 삼부자 해충박멸 사업에 이점이 있다고 했다. 박 사장은 "함께 일을 나가면, 자식에게만큼은 완벽한 전문가이고자 한다. 자식들도 부모에게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한다"며 "부자지간에 땀을 흘리며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믿음이고 희망이며 그런 모습이 고스란히 고객에겐 신뢰로 다가서는 것 같다"고 말한다. 박 사장은 "솔직히 부모와 자식이 가족이란 이름을 걸고 남의 일을 하면서 철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되묻는다.



기업이 고객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신뢰가 절대적이다. 제조업체라면 품질, 서비스 업종이라면 친절이 바탕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청바지 제국을 일군 배무한 회장의 E&C 패션은 엘리자베스, 클라우디아, 두 딸과 최고의 청바지를 만들기 위해 품질경영에 애를 쓰고 있다고 했다. 한인 최고의 부동산그룹을 이룬 뉴스타 부동산 남문기 회장은 소속 에이전트는 물론이고 아들 알렉스, 딸 에이미에게도 최상의 고객서비스를 강조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전트라면 깨끗하고 공손한 태도로 좋은 첫인상을 줘야 한다"는 게 남 회장의 지론이다.

기업을 성장시키려면 창의성, 도전, 커뮤니티에 대한 사랑과 봉사도 실천해야 한다는 게 부모세대가 자녀들에게 전달되는 또 다른 메시지다. 미국 최대의 호접란 생산업체 리스 오키드의 이상각 대표는 자녀에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도전과 창의적 발상을 주문했고, 민헤어숍의 정향숙·민 김 원장, 올림픽동물병원의 권태삼 원장, '부녀치과'를 운영하는 김광근 박사와 김소연 원장은 봉사와 사랑도 가업을 잇는 주요 키워드로 소개했다.

경제잡지 포브스는 지난 1987년 흥미로운 조사를 내놓은 바 있다. 1917년 미국경제를 이끈 100대 기업 중 조사 당시까지 생존한 것은 39개, 100대 기업 위상을 지킨 곳은 18개에 그쳤다.

미주 한인사회의 본격적인 이민역사는 이제 반세기에 접어들었다. 아직, 포브스가 주목할 만한 대기업은 없다. 하지만, 땀으로 일군 기업을 가업으로 잇고자 노력하는 부모와 자녀들의 모습은 눈에 띄게 늘었다. 정직과 신뢰, 창의적 도전에 커뮤니티까지 사랑으로 돌볼 수 있는 기업을 꿈꾸고 있다면 다음 세대엔 더 큰 성공스토리로 이어지지 않을까.


김문호 /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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