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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내 아바타 언제나와?" 친환경 MZ 세대들 러쉬로 러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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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9/21 14:02



대형 카페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금한 법률이 시행된 때를 기점으로 1년 새 러쉬 패브릭 포장재 '낫랩(Knot Wrap)'의 판매율이 3.8배 정도 늘었어요. 올해도 지난해보다 2배 넘을 정도로 성장률이 어마어마하죠. 소비자들이 정말 변하고 있다는 걸 체감해요.

영국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의 박원정 에틱스 디렉터(Ethics Director, 윤리 책임자)의 말이다. 올해로 25년 된 러쉬는, 동물 실험에 반대하고, 포장재를 최소화하는 등 창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친환경' 철학을 강하게 유지해왔다. 이미 이를 지지하는 소비자들 사이에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최근 들어 '미닝아웃' 소비 트렌드로 인해 소비자층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체감한다는 것. 주로 액세서리용으로 소비되던 '낫랩'은 최근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포장재로 찾으며 구매층이 넓어졌다는 전언이다.

미닝아웃은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오다를 뜻하는 커밍아웃(Coming out)을 결합한 것으로, 진정성 없는 브랜드를 보이콧하거나, 사회적으로 지지할 만한 가치관을 가진 기업의 제품을 사고 인증하는 등의 소비패턴을 말한다.

지식플랫폼 폴인 fol:in 이 온라인으로 여는 트렌드 세미나 〈미닝아웃: 착한 철학이 비즈니스를 키운다〉에 박원정 러쉬 코리아 에틱스 디렉터를 초대한 이유다. 그는 러쉬의 철학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러쉬 코리아의 캠페인, 윤리 정책 등에 관련된 모든 활동을 관장한다. 다음은 박 디렉터와의 일문일답.


Q : 에틱스 디렉터라는 직함이 있는 것도, 철학을 중시하는 러쉬답네요.
A : 러쉬의 모토는 '모두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이에요. 제가 하는 일은 이 모토에 맞는 캠페인을 리드하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나 비즈니스 정책, 각종 원칙 등이 이 모토에 맞게 진행될 수 있게 서포트하는 일이에요. 대외적으로 기업의 철학을 알리기도 하죠. 러쉬는 광고를 포함해 일반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을 하지 않기 때문에, 유명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활용하거나, 시즌 할인을 하는 대신에 '캠페인'을 통해 러쉬를 알리거든요. 그래서 기업의 비즈니스 철학과 가치를 지키는 게 중요하죠.



박원정 러쉬코리아 에틱스 디렉터(Ethics Director, 윤리 책임자). 러쉬의 철학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러쉬 코리아의 캠페인, 윤리 정책 등에 관련된 모든 활동을 관장한다. [사진 박원정]






Q : 어떤 캠페인을 하나요?
A : 2016년부터 매년 지구의 날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고 네이키드(Go Naked)’를 해요. 저희 제품 중에 포장재 없는 제품을 ‘네이키드(naked)라고 하는데, 포장 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러쉬 매장의 상징인 앞치마를 두르고 행진하는 행사예요. 명동, 이태원 같은 주요 거리에서 하다가 올해에는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했죠. 또 10월 10일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디지털 의존 시대 정신 건강을 돌아봐야 한다는 의미에서 '디지털 디톡스 데이', '나는 충분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글로벌 정신 건강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의미 있는 제품을 한정판으로 만들어서 모은 수익을 기부하기도 합니다. 이런 걸 ‘캠페인 제품’이라고 불러요. 예를 들어 최근에는, 호주 산불로 훼손된 생태계 회복과 멸종 위기에 놓인 코알라를 돕기 위해 코알라 비누를 만들어 판매하고, 판매한 수익금 전부를 기부했죠. 그런데 사실, 러쉬의 모든 제품에는 캠페인 요소가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온라인으로 진행한 러쉬의 환경보호 캠페인 '고 네이키드2020' 모습. 2016년부터 매년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러쉬 매장 직원들이 착용하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리 캠페인을 진행하던 것을,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열었다. 참가자들에게 아바타를 부여하고, 서울이 배경인 화면에서 아바타가 행진하는 모습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사진 러쉬코리아 유튜브 캡처]






Q : 왜 그런가요?
A :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원재료, 아동 노동과 같은 인권 침해나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원재료 등을 사용하는 것으로 저희 미션을 드러내니까요. 신제품은 브랜드 미션을 실천할 수 있는 혁신이 담긴 제품이에요.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을 위해 계란을 뺀 제품을 만들거나, 샴푸 플라스틱 통 대신 샴푸 세 통 분량을 1개의 고체로 압축한 고체 샴푸를 만들거나 하죠. 게다가 러쉬에는 '에티컬 바잉(Ethical Buying, 윤리적 구매)'팀이 있어요.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 같은 지역을 방문해 질 좋은 원재료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직접 구매해요.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거죠. 또 친환경 농업 기술을 지역 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게 교육하는 '리제너레이션(regeneration·재생)'을 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모든 제품에 캠페인 요소가 담길 수밖에 없어요.


Q : 최근 '미닝아웃' 트렌드로 인해 소비자가 달라졌다는 점이 더 피부로 느껴지시나요?
A : 그 전부터도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있긴 했지만, 최근 3년 사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머리띠나 스카프 용도로 찾으시던 패브릭 포장재 낫랩의 판매율이 2018년에 비해 2019년에 3.8배 늘기도 했고요, 캠페인 제품은 금방 품절 돼요. 러쉬에서는 제품의 50% 이상이 포장재 없는 제품이고, 포장재를 사용할 때는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데, 그중 100% 재활용된 PP소재의 '블랙팟'에 담기는 제품이 있어요. 이 제품을 다 쓰고 나서 빈 용기 5개를 매장으로 가져오면 이걸 재활용해 새로운 블랙팟으로 만들거든요. 빈 용기 5개가 새 용기 1개가 되죠. 이 블랙팟의 회수율도 크게 늘었어요. 이 프로그램의 론칭 시점인 2013년에 비해, 2019년에는 회수율이 621% 성장했고, 현재는 연평균 28만 개가 회수되고 있죠.


Q : 미닝아웃 트렌드는 주로 MZ세대에서 나타나는데, 그런 부분도 느끼시나요?
A : 네. 특히 온라인 고 네이키드 캠페인 덕에 MZ세대가 본인의 신념과 일치하거나 지지하는 캠페인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올해는 거리로 나갈 수 없어서, 참가자들에게 온라인 아바타를 만들어주고, 서울 거리를 배경으로 한 화면 위에 아바타가 행진하는 모습을 유튜브 라이브로 생중계했어요. 청소년 단체들이 참가하기도 했고 수업중이라 참여는 못 했지만 응원한다는 후기를 보내오기도 했죠. 자기 아바타가 언제 나오는지 기다리면서 끝까지 시청하고 인증한 사람들이 많았어요. MZ세대 트렌드를 분석하는 매체에서 러쉬가 Z세대 사이에서 ‘착한 기업’으로 불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언급되기도 했고요.


Q : 앞으로 러쉬는 또 어떤 활동을 하게 될까요?
A : 기업의 목표가 이윤창출만이 아니고, 사회에 기여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조직 내에 있어요. 지금까지 러쉬의 고집을 지켜올 수 있었던 이유죠. 앞으로 러쉬의 마스터 플랜은 현 시대 고객에게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윤리 소비 카테고리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우리 모두가 직면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집중하는 거예요. 요즘에는 미닝아웃 같은 이상적인 소비 트렌드의 등장에 매순간 놀라고 있어요. 앞으로는 소비자가 더욱 가치 있는 소비를 고민하는 시대가 열렸으니 이제 더 열심히 해야죠. 고객이 윤리적 소비를 고민하는 기로에 놓였을 때 대안이 될 수 있는, 나아가 이것이 주류가 되는 순간까지 열심히 러쉬 철학을 지켜나갈 것 같습니다.




지식 플랫폼 폴인은 9월 25일 트렌드 세미나 〈미닝아웃〉을 온라인으로 연다. [사진 폴인]





박원정 러쉬코리아 에틱스 디렉터가 이야기하는 미닝아웃 트렌드는 지식플랫폼 폴인이 여는 트렌드 세미나 〈미닝아웃: 착한 철학이 비즈니스를 키운다〉에서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세미나는 9월 25일 금요일 오후 7시 20분부터 온라인으로 열린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이재흔 책임연구원, 윤진 스타일쉐어 브랜드 마케터의 강연도 만날 수 있다. 신청은 폴인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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