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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새옹지마와 시시포스

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에 하나입니다. 새옹지마의 고사를 이용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옹지마의 고사를 기억하고 있으신가요? 새옹지마는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다는 정도로 해석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쁜 일이 좋은 일이 되기도 하고, 좋은 일이 나쁜 일이 되기도 하니 인생은 참 알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새옹지마는 변방의 노인과 그 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변방의 노인이 기르던 말이 달아나서 슬펐다가 그 말이 다른 말을 데리고 와서 좋아합니다. 그 후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다쳐서 슬퍼했는데 전쟁이 나서 다친 아들은 전쟁에 나가지 않아 목숨을 잃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인생의 길흉화복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변방의 노인은 화가 닥쳤을 때도 복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복이 있을 때도 화가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는 이야기도 담겨있습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떠올릴 때마다 제 머릿속이 부정적인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는 의미로 말이죠. 하지만 새옹지마가 주는 교훈은 부정적인 측면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긍정적인 측면도 담겨있는 겁니다. 지금 아무리 안 좋은 일이 있다고 해도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도 들어 있습니다. 재산을 잃고, 가족이 다치는 일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좋은 일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도 긍정적인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아들이 다쳤을 때는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습니까마는 그 덕에 아들이 살아있게 되었으니 뛸 듯이 기쁜 일은 아니어도 좋은 일임에는 맞는 일입니다.

카뮈의 시시포스의 신화는 매일 돌을 굴려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벌을 받은 시시포스의 이야기입니다. 매일 돌을 굴려 올라가면 다시 굴러 떨어집니다. 반복되는 의미 없는 노동 속에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다시 돌을 굴리러 내려오는 시간입니다. 무슨 생각이 들까요? 저는 내려오면서 하는 생각에도 주목하지만, 쉼 그 자체에도 주목합니다. 힘들지만 쉼이 가져다 주는 행복도 있을 수 있습니다. 노동을 무가치한 반복으로 보면 불행하겠지만 생각의 자유와 쉼의 행복을 위한 노동이라면 가치가 있을 겁니다.



새옹지마와 시시포스 이야기를 보면서 힘들수록 나머지 시간에 대해서 살펴야 한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수록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걸어봅니다. 우리는 잘 모르지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희망이 다가오고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뛸 듯이 기쁜 일은 아니어도 말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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