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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트럼프에 익숙해지기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천성은 바뀌기 힘들다는 뜻이다. 천성에 따라 결과는 두 가지다. 변함 없는 좋은 천성은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준다. 반면 버리지 못하는 나쁜 천성은 고통과 피해를 준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출마했을 때다. 정치 경험이 전무했던 트럼프가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한다. 경쟁후보에 대한 거침없는 막말과 직설적인 공격으로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겻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민주당계 진보성향 인사들이 참여하는 브루킹스 연구소는 본선거와 관련해 5가지 예상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그중 최악의 시나리오가 '트럼프의 변신'이다. 이는 민주당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내용이다.

시나리오는 간단하다. 공화당 예선에서 무명 정치인 트럼프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인기몰이를 위해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본 선거에서는 이 같은 선거전략이 안 통한다는 분석이다. 예선은 당 후보를 뽑지만 본선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기 때문이다. 국민이 '품격 없는' 당 대선후보는 허용하지만 백악관 주인으로 뽑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를 근거로 브루킹스 연구소는 트럼프가 예선과 달리 본 선거에서는 180도 변신해 '지도자의 기품'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전혀 다른 모습에 국민들의 지지가 이어져 결국 선거에 승리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완벽하게 빗나갔다. 트럼프는 예선에 이어 본선에서도 '변함 없이' 비방과 혐오로 일관했고 결국 백악관에 입성했다.

백악관에서도 '사람'은 변하지 않았다. 상상을 넘어서는 기행과 거리낄 것 없는 독설로 무수한 화제를 뿌렸다. 입과 스위터로 쏟아내는 풍성한 수사에 로 국민의 이목은 집중됐다.

지난 14일에는 트위터에 4명의 유색인종 여성 초선의원을 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 정치인들에게 차별 발언은 치명적이다. 차별에 인종까지 더해지면 건국정신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불경이 된다. 트럼프는 공화당 예선 때부터 인종, 성별, 종교, 장애, 이민의 경계를 넘나들면 금기시 돼왔던 주장을 펼쳤다. 2017년에는 '나이지리아인이 미국을 알게 되면 아프리카 오두막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했다. 지난해에는 엘살바도르, 아이티, 아프리카 국가들을 싸잡아 쓰레기국가로 폄하했다.

보통의 정치인이라며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위험수위 발언을 트럼프는 수없이 했다. 그럼에도 건재하다. 여성 하원의원들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트윗이 논란이 된 직후 실시된 PBS방송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자체 최고치인 44%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조사의 43% 보다 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트럼프는 이미 내년도 재선 캠페인의 시동을 걸었다. 4년 전 예선을 거쳐 대통령에 당선된 방식을 이번 캠페인에도 이어갈 것이다.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보여준 '그 모습 그대로' 다시 선거를 치를 것이다. 트럼프는 바뀌지 않고 누구도 변신을 기대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변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을 떠나지 않는 한 트럼프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2016년 선거캠페인 기간을 포함해 지난 4년을 학습효과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트럼프에 익숙해지기는 쉽지가 않다.


김완신 논설실장 kim.wansh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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